‘함께’할 때 희망이 있다

최성규 목사(순복음인천교회 담임)

 지난 달, 세계의 눈은 미국을 주목했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부시와 케리의 선거 결과를 보기 위함이었다. 치열한 공방 속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는 부시의 승리였다. 그러나 심각한 분열로 이어질 뻔한 미국을 평정한 사람은 선거에서 패배한 케리 후보였다. 깨끗이 패배를 인정한 케리 후보는 “이제는 분열을 치유할 때”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선거에서 패자란 없습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다음날 아침 깨어나면 우리는 모두 미국인일 뿐입니다. 이제는 나라를 위해 서로 협력합시다” 대통령으로 재선된 부시 역시 이렇게 말했다. “케리에게 투표한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 나라를 더 강하고 좋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분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지지와 신뢰를 얻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습니다” 선거 과정을 지켜보며 미국의 힘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국가가 위급할 때, 미국인들은 모든 우선권을 국가의 존재 의미와 국민안위에 둔다. 개개인의 철학이나 이념은 한발 뒤로 양보하고, 모든 지도자들이 국민들 앞에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의 선거에는 모두가 승리자일 뿐, 패배자가 없다는 사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2004년도를 마감하는 즈음이다. 올 한 해가 유독 우리에게 다사다난했던 이유는 많은 분열과 반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과 북, 동과 서, 보수와 진보,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등, 좁기만 한 땅덩이에 너무나 많은 분열이 있었다.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생각을 공유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펼친 형국이었다. 혹 이러한 분열에 한 몫을 한 것은 아닌지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새해에는 나와 조금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한다. 성도는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아니다(고후 5:15). “하나님 먼저, 나라 먼저, 교회 먼저, 너 먼저, 그리고 나”라는 우선순위의 법칙을 힘써 실천하는 한 해가 되어야겠다. 국가의 존재와 국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세워지도록 하나님 앞에 기도한다. 함께 할 때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고 함께 할 때 행복할 수 있다.
 새해에는 한국 교회가 이런 일에 앞장서길 기도한다. 분열의 세상에서 일치와 화합의 모델이 되고, 교단의 색깔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희망을 선포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하나됨을 이루는 길은 오직 성령님께 순종할 때 가능하다. 하나됨은 인간의 육신적인 힘이나 방법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됨을 이루는 길이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과 용납이라면(엡 4:2), 이는 우리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성령님을 의지해야 한다(슥 4:6). 성령님께 우리의 전권을 맡겨야한다. 한 해가 끝나는 시점에 또 다른 시작이 닿아 있다. ‘함께’하면 희망으로 시작할 수 있다. 성령님이여, 우리에게 ‘함께’의 마음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