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 줄, 새 줄
이의용<수필가>
1899년 미국의 특허청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인간이 발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발명되었다” 얼마나 어리석은 말입니까? 미국의 한 대학 총장이 졸업식에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군들, 지난 4년간 수고했다. 그런데 어쩌면 좋은가? 지난 4년 동안 배운 것의 4분의 3이 쓸모 없어졌다”
79세 된 미국의 한 노인이 혼자서 독일 여행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만 길을 잃고 헤매다가 가까스로 구조되었습니다. 이 노인은 경찰에게 지도를 보여주면서 “지도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도를 받아든 경찰은 기가 막혔습니다. 노인이 들고 있는 지도는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인 1914년에 발간된 것이었습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옛날 지도로 오늘의 도로를 달릴 수는 없습니다. 옛날 생각으로 오늘을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물고기가 흐르는 물에 자신을 맡긴 채 흘러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바다로 떠내려가 죽어버립니다. 물고기가 열심히 헤엄을 쳐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있는 힘을 다해 헤엄을 쳐야 물고기가 상류로 향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물고기만이 살아남습니다.
나를 둘러싼 외부의 변화 속도보다 내가 느리면 바다로 흘러내려가는 물고기 꼴이 됩니다. 외부의 변화 속도보다 내가 빨라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영화 ‘타잔’을 기억하실 겁니다. 타잔이 줄을 타고 밀림에서 이동하는 장면을 그려봅시다. 그는 이 줄을 잡고 저쪽으로 옮겨갑니다. 그리고 다른 줄을 얼른 잡습니다. 그리고는 아까 잡았던 줄을 놓습니다. 새 줄을 잡고 헌 줄을 버려야 전진할 수 있습니다.
2004년이 막을 내리고 2005년의 막이 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2004년의 줄을 놓고, 2005년의 줄을 잡을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를 얽어매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 새롭고 영원한 희망의 세계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잃어버릴 것을 생각하지 말고 새로 얻게 될 것을 생각하며, 헌 줄을 놓고 새 줄을 잡아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