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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복음 사람들 - 42

선교현장에 가서 선교 필요성 절감 … 마약환자 돌보는 선교사에 감동 

 매년 5월에 열리는 선교대회 때면 선교지 한 곳을 정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선교대회 때 생생한 선교현장을 보여주어 성도들에게 ‘보내는 선교사’의 자긍심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1997년 3월, 선교대회를 앞두고 방송팀과 함께 남미선교회 이완근 장로, 현규원 장로(당시 집사) 이건옥 집사가 10박 11일 일정으로 브라질, 볼리비아, 파라과이를 방문했다.
 남미선교회원들이 상파울로에 도착하여 이틀 먼저 떠난 방송팀에게 도착소식을 알리자, 고석환 목사는 곧바로 볼리비아 산타크루스로 오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30시간 넘게 걸려 상파울로에 도착했으니 선교단 일행은 이미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세 사람은 바로 비행기를 타고 4시간을 날아 산타크루스에 도착했다. 방송팀과 합류한 선교단은 거기서도 쉬지 못하고 곧바로 선교 현장을 방문했다. 남미선교회 4대 회장 이완근 장로의 얘기이다.
 “몹시 피곤했지만 도착하자마자 강행군에 들어갔어요. 볼리비아 두 번째 도시라는 산타크루스는 우리나라 60년대와 비슷한 상황이더군요. 어딜 가나 악취가 코를 찌르고 마약환자들이 널브러져 있었어요. 그렇게 열악한 곳에서 선교사님들이 열성을 다해 선교하시는 모습을 보자 피곤하다고 생각했던 게 죄송하더군요”
 일행은 볼리비아순복음교회 최인규 목사와 델아모르순복음교회 전용태 목사의 인도로 마약촌을 방문했다.
 “델아모르교회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노방전도를 가는 곳이랍니다. 선교사님들이 그곳에 가서 말씀을 증거하고 마약환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답니다. 마약환자들은 허허벌판에 갈대를 대충 이어놓은 움막에서 살더군요. 움막 안에 집기라곤 새까만 그릇 몇 개가 전부였는데 온전한 게 없더군요. 위생상태가 엉망이었어요. 마음이 많이 아팠지요”
 마약환자들은 하는 일도 없이 그냥 널브러져서 지내면서 수시로 마약을 먹다가, 구호단체에서 주는 음식으로 연명한다. 남미에는 넝쿨식물의 일종인 만디오까가 어디나 널려있다고 한다. 고구마처럼 생긴 열매인데, 완전식품이어서 그것만 먹고도 살 수 있다. 꺾어도 계속 자라기 때문에 사람들이 굶어 죽을 염려는 없다. 그래서 남미 사람들이 악착같이 일을 안하는 것 같다는 게 다녀온 사람들의 견해이다.
 선교단들은 무엇보다도 볼리비아 사람들을 만났을 때 이상한 냄새가 나서 견디기 힘들었다고 한다. 남미선교회에서는 1996년에 볼리비아 원주민 합창단 8명을 초청했다. 선교대회 기간에 합창단이 악기를 연주하며 찬양을 해 큰 인기를 누렸다. 당시 방문했던 합창단원 중의 한 명이 델아모르교회 부목사가 되어 있었다. 그는 선교단을 보자 반가운 나머지 꽉 끌어안았다. 이완근 장로는 이상한 냄새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어 “예배가 곧 시작될텐데, 심호흡 좀 하고 예배에 참석하겠습니다”라며 빠져나왔다고 한다. 이 장로가 선교사들에게 “어떤 게 힘들었느냐”고 물었을 때 다들 “처음에 왔을 때 그 냄새가 견디기 힘들었다. 그 냄새에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렸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시 남미선교회에서는 우리교회 마크가 찍힌 티셔츠를 많이 준비해 갔는데, 서로 받으려고 다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남미의 원주민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교회는 교인은 많으나 헌금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200명이 참석하는 교회의 주일헌금이 100달러도 안 될 정도이다. 남미선교회 2대 회장 조삼문 장로의 얘기이다.
 “본교회에서 선교사님들에게 매달 사례비를 지급하고, 큰 사업이 있을 때 교회에서 지원을 하지만, 현지교회에 헌금이 안 들어오니 사업을 하기가 힘들지요. 그래서 남미선교회에서 선교지를 방문할 때마다 남미선교회 이름으로 헌금을 합니다”
 남미선교회는 1년에 1∼2차례씩 선교지를 방문하는데 경비가 많이 들어 많은 인원이 가지 못한다. 대신 평소 모아둔 헌금을 선교단이 갖고 간다. 회원들을 평소 회비를 내고 예배 때마다 일반헌금과 작정헌금, 지정기탁헌금 등을 한다. 지정기탁헌금이란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선교사를 지정하여 헌금하는 것을 말한다. 선교지에 가는 회원들은 당연히 일인당 800여 만원에 이르는 경비는 자신이 부담한다.
 남미국가 중에 비자심사가 까다로운 곳이 많다. 과테말라도 비자심사가 몹시 까다로워 당시 과테말라를 방문하지 못했다. 선교단은 대신 현지 선교사들에게 손광현 선교사에게 보내는 1000달러를 맡겼다.
 이완근 장로는 선교지를 방문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선교지에 가보기 전에는 그쪽 사정을 잘 몰랐어요. 선교대회에 오시는 선교사님들을 멋있고 환상적인 존재라고 생각했었죠.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는 남미가 잘 사는 나라였어요. 그래서 남미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들이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실제로 선교현장에 가서 너무 고생하시는 걸 알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남미에 갔다와서 남미선교회의 존재이유를 새삼 깨달았지요. 마약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기 위해 선교하시는 선교사님들을 열심히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죠”
 선교단이 방송팀과 함께 가서 찍어온 남미선교사들의 다큐멘터리는 성도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남미선교회원들은 1997년 9월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브라질대성회 얘기를 시작하면  “햐∼ 정말 정말 대단했어요”라며 감탄사를 내뿜기에 바쁘다. 150만 명이 모였던 그 광경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상파울로 비행장에서 열린 성회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모여 자칫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될 지경이었다고 한다.
 당시 교황 바오로 2세가 바로 이어서 브라질을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다. 세계적인 기독교 지도자인 조용기 목사 성회와 가톨릭 지도자 요한 바오로 2세 성회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일까, 모두들 관심이 많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용기 목사가 인도한 성회에 훨씬 많은 사람이 모였다. (계속)
 

 

기사입력 : 2004.12.04. am 10:37 (편집)
복순희기자 (lamond@f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