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 교회공간 함께 쓰기 운동 전개
생각 바꾸면 공간 활용도 높일 수 있어

 주일 오전 북새통인 복도에 여러 무리의 교회학교 학생들이 돗자리에 앉아 공과공부를 하고 있다. 젊은 여교사가 소리 높여 주목시키려 하지만 주위의 소음으로 아이들 대부분은 잘 듣지 못한다. 추운 날씨에도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복도를 전전해야 하는 이유는 대부분 “교회 안에 마땅히 있을 곳이 없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도 이제 곧 옛 추억으로 사라질 듯 싶다.
 장로회(회장 이종근)는 ‘부족한 교회공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취지로 ‘교회공간 함께 쓰기 운동’을 벌이며 교회공간 활용에 모범사례를 제시했다. 지난달 28일 장로회는 세계선교센터 7층 장로회 사무실의 절반 가량을 커튼식 칸막이로 막아 18개의 교실을 임시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곳을 교회학교의 막내 부서인 유치부 어린이들이 사용하도록 했고, 앞으로도 매주일 공과공부 장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들은 “날씨가 추워지며 아이들의 공과공부 장소확보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올 겨울은 장로님들의 배려로 따뜻한 곳에서 생명의 양식을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이들 역시 “딱딱한 바닥에 앉아 많이 추웠는데 소파에 앉아 말씀을 들으니 성경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며 환한 미소를 띄었다.
 장로회에서 새로 시작한 ‘교회공간 함께 쓰기 운동’은 성도 수와 교회자율기관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교회 공간활용에 숨통을 트일 대안으로, 성도들과 함께 호흡하는 아늑한 분위기의 교회 만들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로회는 “각 기관 사무실에는 그리 좋지는 않더라도 조명이라든가, 음향시설 등이 설치돼 있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교회학교 어린이들과 청소년, 청년들이 모임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교회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이들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공간을 공유하는 데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장로회원들의 한마음은 어린이들의 공과공부가 진행되는 동안 분명하게 나타났다. 사무실에 들른 장로들은 아이들의 공부에 방해되지 않게 조심조심 걸었고, 대화 중에도 목소리를 낮춰 작지만 진심 어린 섬김으로 어린이들에게 다가갔다.
 이종근 회장은 “교회학교를 통해 우리교회의 미래를 계획하고, 또 이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평신도 리더들인 장로에게 있음을 모두가 공감하며 이번 운동을 펼치게 되었다”며 장로회를 시작으로 이같은 운동이 교회 전체로 확대되길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