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출발

김상길 목사(국민일보 종교국장)

 손바닥만한 먹구름이 가뭄을 해소할 큰 비를 몰고 온다. 달맞이 꽃 그 작은 개화가 계절의 변화와 환경변화의 지표가 된다.
 어떤 목회자의 일화, 결혼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나이 든 자매의 상담을 받았다. 목회자는 “막연하게 기도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기도하라”고 말한 후 며칠 뒤 넥타이를 자매에게 선물했다.
 “이 넥타이를 벽에 걸어 놓고 기도하십시오”
 한 6개월쯤 지났나, 그 자매가 아주 믿음직해 보이는 청년을 데리고 왔다. 그 청년의 목에는 목회자가 선물한 넥타이가 단정하게 매여 있었다.
 “목사님, 저 결혼해요. 이 넥타이를 맨 사람과요. 하나님이 인도해 주셨어요”
 그러면서 자매는 그동안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넥타이를 벽에 걸어 놓고 ‘넥타이 분위기에 맞는 사람, 신앙 분위기에 맞는 사람, 가정 분위기에 맞는 사람을 보내 주세요’라고 기도했단다. 그러니까 넥타이에 맞는 와이셔츠가 따라왔고 그 다음엔 와이셔츠에 맞는 양복, 그 양복에 맞는 인물, 교회에 어울리는 인물까지 나타나더라는 것이다.
 지금은 지역에서 신망이 두터운 목회를 하는 어느 목회자는 처음 개척할 때 지방을 생각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어느 지역이라고 딱 정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기도했다. 몇 달을 두고 기도했을까. 하루는 마음속에 하나님의 음성처럼 이런 깨달음이 왔다.
 ‘너, 목적지가 분명한 기차표라도 들고 기도해라’
 이분은 그 자리에서 기차표를 사들고 간절히 기도했고, 기도대로 그 지역에서 성장하는 교회, 부흥하는 교회를 섬길 수 있게 되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소년의 작은 도시락에서 시작됐다. 작은 다락방에 임한 성령의 역사는 전 세계를 휩쓸었다.
 작은 출발에서 벅찬 행복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