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사람, 속사람

박세영 목사(제3성전 담임)

 얼마 전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 등 고급 아파트의 빈집만 골라 금품을 훔쳐온 절도범을 검거했다. 이들은 대낮에 초인종을 눌러 인기척이 없는 강남과 마포 등 고급 아파트 단지내 빈집을 상대로 20여 차례에 걸쳐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대낮에 고급 아파트를 자기집 드나들 듯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들이 타고 다닌 외제차와 골프가방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범인들은 현관문을 열고 공사용 바와 정, 망치, 비비탄권총 등 범행장비 일체를 골프가방에 넣고 다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그들이 그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거주민으로 생각했고, 이들은 어떠한 의심도 받지 않고 태연하게 고급 아파트 단지를 활보하며 범죄행위를 벌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오늘날의 세상이 그렇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알고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속고 사는 것이 이 땅의 현실이다. 그러나 믿음의 세계는 그렇지 않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 또한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귀하게, 크게 쓰임 받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보이지 않는 것에 눈뜨며, 눈에 보이는 겉사람보다는 그 속사람이 다른 인물들이었다.
 40세에 미디안 광야로 쫓겨간 모세는 80세에 부르심을 받고 쓰임 받았다. 40세의 모세와 80세의 모세가 다른 점이 무엇인가? 겉사람으로 봐서는 40세의 모세는 애굽의 왕족이요 무예로 단련한 건장한 사람이었고, 80세의 모세는 노쇠하여 볼품없는 양치는 자일뿐이었다. 겉사람으로 보면 40세에서 80세로 모세의 변화는 상실의 시간이요, 좌절의 여정이었다. 그러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는 그렇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만 의지하고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승한 속사람으로 새롭게 된 모세를 통해 출애굽의 역사를 그려나가셨다.
 얍복강에서 야곱을 이스라엘로 바꾸신 하나님은 단순히 야곱의 환도뼈를 치신 것이 아니다. 야곱의 환도뼈와 함께 그의 속사람을 쳐서 새롭게 하시고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변화시키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는 것에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하다. 하나님은 겉사람을 쳐서라도 속사람을 새롭게 하고 강건케 하셨던 분이시며, 지금도 역시 그러하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마음을 빼앗기며 살기도 하지만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세계와 속사람에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킬 것을 끊임없이 주지시키시고 계신다.
 마크 뷰캐넌 목사는 그의 책 ‘보이지 않는 것에 눈 뜨다’에서 ‘근시안’적인 우리의 시야를 교정해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천국)에 시야를 고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온 세상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알고 보이는 것들에 속고 있는 이 때, 성령과 말씀으로 속사람을 강건케 하여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염려와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고 있다. 육신의 눈으로 보면 볼수록 분쟁과 혼돈의 일들이 우리를 위협하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우리가 영원하신 하나님께 시선을 두고 우리 속사람을 다시 강건하게 할 때다. 주님께서 우리 속사람을 강건케 하실 것이며 이 나라를 강건케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