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보이는 군중…두 손 불끈 쥐고 강단에 오른다

 2001년 8월에 코트디브와르와 가나에서 대성회가 있었다. 아프리카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참석인원을 추산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 나라 경찰이 파악해서 알려준 바에 의하면 코트디브와르에서는 연인원 80만명, 가나에서는 연인원 40만명이 모였다.
 코트디브와르에서는 헨리 코난-베디에 대통령 영부인의 초청으로 성회가 열렸다. 영부인은 꿈에서 조용기 목사를 본 뒤 대통령궁 전속 목사인 자나 목사를 여의도순복음교회로 보내 성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성회를 앞두고 아프리카선교회와 (사)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에서 사전답사를 갔을 때, 영부인은 이들을 몹시 반갑게 맞았다. 아프리카선교회 6대 회장을 지낸 박종률 장로의 얘기이다.
 “우리들이 도착하자마자 ‘조용기 목사님께 능력받아서 왔을테니, 한국어로 기도해달라’고 요청하셨어요. 그래서 우리 일행이 한국어로 코트디브와르 대통령 내외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지요”
 아프리카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모이기 때문에 대개 광야에서 성회가 열린다. 음향시설이 잘되어 있어 드넓은 곳에서도 집회가 가능하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모여도 신기할 정도로 질서정연하게 움직인다. 강대상에서 보면 끝이 안보일 정도로 모인 사람들이 별탈없이 예배드리고, 예배가 끝난 뒤 다들 사고없이 돌아간다.
 하지만 군중들 속으로 들어갔다가는 큰 일을 당할 수도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 눈에 한국사람이 신기하게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코트디브와르에서 군중들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모이자 과연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구경환 장로와 박인봉 장로가 강단 아래로 내려갔다가 큰일을 당할 뻔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순식간에 두 장로가 군중 사이에 갇혀 버렸다. 경호원이 신속하게 달려가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어느 성회를 가든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의 인기가 높아, 다들 기도해달라고 몰려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코트디브와르는 특별히 뱀신을 숭상한다. 거리에서도 뱀의 형상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코트디브와르 성회에서는 신체적인 병고침을 받는 기적도 많이 일어났지만, 귀신이 빠져나가는 역사가 특히 많았다. 아프리카선교회장 김준희 장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신유시간에 쓰러지는 사람이 수두룩했어요. 예배가 끝난 뒤에 50명이 한꺼번에 쓰러져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걸 봤습니다. 귀신이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치는지 모두들 소리를 지르더군요”
 해외성회에 동행하는 성도들은 성회준비하고 중보기도 하다보면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틈이 없다. 아프리카에서는 일단 혼자서는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다. 어디를 가든 경호원들의 보호아래 단체로 움직여야 한다. 그래도 성도들은 남의 주목을 받지 않으니 호텔에서나마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
 성회에 동행한 성도들은 “조용기 목사님은 해외 성회에 가면 감옥살이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조 목사는 성회시간 전까지 호텔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경호원, 비서, DCEM 관계자, 순복음실업인연합회 회장단, 지선교회 회장단이 24시간 대기하면서 조용기 목사 경호에 심혈을 기울인다.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홍보실장 신범섭 장로는 “조 목사님의 해외 스케줄은 분단위로 짜여 있다”며 “거의 여유시간 없이 타이트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는 설교를 앞두고 아무도 안 만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회를 앞두고 3시간씩 방에서 기도를 한다. 조 목사가 기도할 때 마치 수돗물을 틀어놓은 것과 비슷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아프리카 성회에 동행한 성도들은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조용기 목사 초청 대성회는 범국가적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도 클 것’이라고 추측했다. 조용기 목사는 저녁 성회에 가기 전, 방안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권사들이 준비해주는 한국식 식사를 한다.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해외선교실 부실장 김기택 안수집사의 얘기이다.
 “목사님이 두 손을 불끈 쥐고 강단 위로 올라가시는 걸 봤어요. 그만큼 긴장하고 계시다는 뜻이지요. 영적인 부담이 굉장히 크실 거예요. 설교를 앞두고 그 누구와도 얘기를 안 하십니다. 성회 주최자들은 목사님이 오시면 대접하려고 응접실에 다과를 준비해두지만, 목사님은 응접실을 안 거치고 바로 단상으로 올라가시지요. 현지 목회자들이 조 목사님과 인사하고 싶어하지만, 목사님은 성회 전에는 사람들과 얘기를 하지 않고 바로 강단에 올라가십니다”
 조 목사는 평소 거의 잡담을 하지 않고,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다고 한다. 초창기에 아프리카성회에 동행했던 한 장로의 얘기이다.
 “먹을 것도 마땅치 않고 치안도 불안했지요. 우리 수행원들도 꼼짝없이 호텔에 갇혀 있다가 성회에 참석했어요. 저녁 성회를 마치고 밤에 돌아오니 출출하더군요. 한국음식이 먹고 싶은데 마땅한 게 없었어요. 그래서 식빵에 고추장을 발라서 먹고 있는데, 목사님이 오시더니 라면 있으면 좀 끓여 달라고 하셨어요. 목사님도 성회 끝나고 배가 출출 하셨던가 봅니다. 부랴부랴 이방 저방 다니면서 겨우 라면을 구해 끓였는데 솜씨가 없어서 퉁퉁 불었어요. 냄비를 들고 목사님 방에 가니 벌써 곤하게 주무시고 계셨어요. 그 모습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코트디브와르 성회를 마치고 가나로 이동하던 날, 갑자기 대통령 영부인이 대통령궁에서 예배를 드려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궁에 2000명이 모여있었다. 예배가 끝나자 대통령 내외는 조용기 목사에게 대통령 전용비행기를 내주면서 가나로 이동하라고 권했다.
 성회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트디브와르에서 석유가 대량 매장되어 있는 유전이 발견됐다. 대통령 내외는 하나님의 축복이라며, 조용기 목사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왔다.
 아프리카선교회는 2003년에 코트디브와르에 영상장비를 지원했다. 곧 버스도 보낼 예정이다. 영상장비를 장착한 버스가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말씀을 전하게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