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희망

이의용 <수필가>

 어떤 사람이 커다란 냉동실에 물건을 꺼내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만 문이 닫히고 말았습니다. 문은 밖에서만 열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냉동실에서 나올 방법이 없었습니다. 혹시 하여 문을 열심히 두드렸지만, 기계 돌아가는 소리 때문에 아무도 듣질 못했습니다. 소리도 질러보고 문도 두드려봤지만 밖에서는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는 너무 지친 나머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점점 몸이 차가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얼어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몰려왔습니다. 몰려드는 공포감과 추위를 이기지 못한 그는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며칠 후 냉동실을 수리하러 온 사람들이 그를 구조했습니다. 그는 간신히 생명을 구했습니다. 그 냉동실은 얼마 전에 고장이 나서 며칠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온도도 바깥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곧 얼어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그를 추위에 떨게 했고 쓰러지게 했던 것입니다.
 백여년 전, 시카고에 큰 화재가 났습니다. 소방서 망루만 빼고 모든 게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모든 시민들이 낙망했습니다. 뉴욕의 911사태 때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한 가게에 이런 글이 나붙었습니다. “이번 화재로 우리 가게가 모두 타버렸습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타지 않았습니다. 우린 곧 가게 문을 열고 정상 영업을 시작할 것입니다”
 사람에겐 희망이 생명입니다. 절망은 곧 죽음입니다. 가슴에 희망을 품은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감옥에 갇힌 사람도 절망에 빠진 이는 늘 창살만 바라봅니다. 그러나 희망을 품은 이는 창살 사이의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미래의 그림을 그립니다.
 제게는 아주 재미있는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두루미가 개구리를 잡아 삼키려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개구리가 두 발로 두루미의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개구리보다 두루미가 더 절망적입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희망을 놔서는 안 됩니다. 세상을 한쪽에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자살’을 다른 쪽에서 읽으면 ‘살자’가  되지 않습니까? 희망을 가집시다. 영원한 희망을 만나십시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 (마태복음 19장 2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