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와 말라리아의 위험 속에서도 선교 열정…영상선교 비전 가져

 9월 5일 오후 3시경 아프리카선교회에 갔을 때, 남자 회원들이 웨딩드레스 여러 벌을 포장하고 있었다. 웨딩업체들로부터 기증받은 웨딩드레스를 아프리카의 선교사들에게 보내기 위해 포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웨딩드레스는 호텔세탁소에서만 드라이 클리닝이 가능한 데다 배송비용이 많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클 때도 있지만, 결혼 예복 기증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한다.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하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선교회원들은 지난 6월 추석선물을 배편으로 보냈다. 선교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당면, 된장, 고추장, 김, 라면, 깻잎, 골뱅이 통조림 등 한국 토속음식이다.
 아프리카 각 나라 수도에 가면 20∼30층 빌딩이 줄지어 서있고 달리는 차는 대개 BMW나 벤츠이다. 하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슬럼가가 이어진다. 1평반 정도 되는 곳에서 10∼12명이 살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상하수도 시설이 있을 리 만무하고 먹을 것도 제대로 없다. 성회 기간에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노방전도를 갔던 회원들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더욱이 그런 곳에서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선교하는 선교사들을 보면 숙연해진다고 한다. 2002년 3월 허철희 장로와 김준희 장로는 아프리카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FGTV 방송팀과 함께 아프리카에 갔다. 김준희 장로는 우간다에서 난민촌 선교를 하는 오남식 선교사를 방문했을 때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인접국에서 피난 온 7000명의 난민들이 사는 지역에 군인들과 같이 가서 구호품을 전달하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여자 선교사님이 열악한 환경에서 선교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많이 받았지요. 우간다에서는 군인이 인기있는 직업임에도 장비가 없어서 워커 대신 운동화를 신고 다니고, 물품이 없어 자신의 플라스틱 세숫대야를 갖고 다닐 정도입니다. 생활수준이 한국전 당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김준희 장로는 에이즈환자를 위한 선교를 펼치는 박세연 선교사를 방문했을 때 사실 겁이 좀 났다고 말한다.
 “에이즈환자들이 모유를 먹이면 아기에게 전염이 됩니다. 그래서 박 선교사님이 에이즈환자들에게 분유를 공급하면서 계몽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박 선교님을 만나러 갔을 때 반지하방에 에이즈 환자인 아기 엄마들이 50명이나 모여있었어요. 에이즈환자가 가득 앉아 있는 후텁지근한 방으로 들어가려니 좀 꺼려지더군요.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에이즈환자들에게 분유먹이는 법을 가르치는 박선교사님의 헌신적인 모습에 용기를 내서 들어갔지요”
 에이즈와 말라리아를 우려하여 아프리카성회 참가를 결정했다가 취소한 회원들도 있다고 한다. 2000년 6월 11일 열린 잠비아성회에 아프리카선교회원 47명이 참석하겠다고 등록했다. 그런데 2000년 5월쯤 오지탐험을 갔던 탤런트 김성찬 씨가 말라리아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갑자기 가겠다는 회원이 10명으로 줄었다. 15명 이상이 가야 여행경비를 할인받을 수 있건만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14명까지 확보했으나, 1명이 부족했다. 그때 6월 15일에 협심증 수술이 예정되어 있었던 한수동 권사가 가겠다고 나섰다. 심장쪽 핏줄 3개 중에서 2개가 막힌 상황에서 한 권사는 잠비아로 향했다.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조용기 목사 초청성회는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데다 놀라운 신유의 역사가 일어난다. 한수동 권사는 잠비아대성회 때 들 것에 실려온 사람이 신유시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것을 보는 순간 “나도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순간 몸이 가뿐해진 한 권사가 한국에 돌아와 병원에 갔을 때 의사는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아프리카선교회 채미경 전도사는 자궁암 수술을 한지 6개월만에 코트디브와르 성회에 참석하고, 고관절 수술 1달만에 나이지리아성회에 참석했다. 특히 고관절 수술 이후 염증 수치가 올라가 의사가 움직이지 말라고 했지만, 오히려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다.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회원들이 은혜받고 치유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2003년 9월 아프리카 선교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허철희 장로가 말라리아에 걸려 한 달만에 소천했다. 회원들은 허 장로가 정말 열심히 선교활동을 하다가 하늘나라에 갔다고 전했다. 질병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아프리카 선교사들과 아프리카선교회원들은 ‘중단없는 선교’를 외치고 있다.
 요즘 아프리카선교회는 영상선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1년에 코트디브와르와 가나 성회에 앞서 사전답사를 갔던 허철희 장로와 박종열 장로는 현지에서 영상선교의 비전을 안고 돌아왔다. 아프리카 오지 사람들도 ‘용기 조’를 알고,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가보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걸 듣고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들려주기 위한 영상선교를 계획한 것이다.
 아프리카선교회는 교회에서 기증받은 기도원 버스 내부를 개조하여 가나에 보냈고, 코트디브와르로 영상장비와 음향장비를 보냈다. 자동차 안에 장비를 다 장착하여 보내면 통관문제와 분실 위험이 있어 따로 보낸 것이다. 수송비용이 엄청난 데다 그곳으로 가는 선박이 1년에 한번 정도밖에 없어서 나머지 장비와 자동차를 아직 못 보내고 있다. 오사카 순복음교회 성도들도 영상선교 계획에 동참하겠다며 힘을 보태주었다.
 아프리카선교회장 김준희 장로는 “선교지마다 선교 계획이 많아 선교회원들만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듭니다. 선교사들의 목표를 위해 회원들이 중보기도를 할 때 어디선가 도움의 손길이 오는 신비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