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가만히 있으라 내가 일하리라”


150만분의 1, 희귀병에서 고침받아  
칠삭둥이 아기에게 역사하신 하나님  

 모태신앙인 나는 늘 큰 어려움 없이 하나님의 은혜 속에 평안한 생활을 하며 지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단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남들이 어려움에 처하는걸 봤을 때 “왜 저러고들 있을까? 매달려서 기도하면 기적을 주실텐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큰 체험을 하고 난 후, 나는 늘 좋은 일만 일어날 것이라던 교만한 마음도 미지근했던 신앙도 모두 버리게 됐다.   
 임신 7개월 보름째 되던 날 갑작스런 진통에 새벽 4시에 병원으로 실려갔다. 계속되는 통증으로 입원까지 했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정기검진을 받을 때마다 아이와 나는 건강했는데 이런 상황이 닥치자 내 마음은 두방망이질을 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초음파 검사를 다시 해본 의사가 “아이가 위험하니 수술을 해서 빨리 아이를 꺼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 차례 검사결과 밝혀낸 원인은 태반조기박리. 태반은 분만 후 자궁으로부터 분리되어져 나와야 정상인데 임신 7개월 이후 갑자기 자궁에서 분리된 것이다. 150만분의 1 확률을 가진 희귀병으로 아이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곧 내 몸에 전신마취 주사가 놓였고 의식을 잃었다. 열달을 채우지 못한 어미의 미안함 때문에 아이에게 드는 죄책감을 떨칠 수 없었다. 눈물을 흘리다보니 몸이 안좋아져서 임파선까지 부었지만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아이가 좋아지기 보다는 호흡을 못해 청색증까지 나타나게 됐다.  
 나는 아이를 병원에 두고 산후조리원으로 들어갔지만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도저히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 기도를 하자. 만물의 주관자 되시고 생명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을 믿고 기도해보자”  하지만 기도하는게 쉽지는 않았다. 내 기도는 듣고 계신지, 듣고 계시면 왜 자꾸 아이의 상태는 안좋아지는지, 주일날 신유시간에 왜 우리 아기는 안고쳐주시는지…. 내 입은 바싹바싹 타들어갔다. 몸조리도 못한채 작정기도회, 철야예배, 수요예배 등 예배는 모조리 빠지지 않고 참석했고 기도원에 올라가 기도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도를 하면 할 수록 날카로운 스케이트날이 아이를 마구 찢는 무서운 꿈과 환상이 나를 괴롭혔다. 그런 후에는 꼭 병원에서 전화가 와 아이가 위험하다며 빨리 오라는 것이었다.
 아이 면회시간에 교구 목사님이신 최선길 목사님을 모셔와 아이가 기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워낙 신생아 병실인데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아기들이 있는 곳이라 외부인 출입금지었지만 우리 아기가 워낙 위태로운 탓에 목사님의 기도를 받을 수 있었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 더 매달려 기도할 수록 성령의 캡슐이 아이를 감싸고 있어 해를 입지 않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내 마음도 점점 담대해졌지만 아이에게 또 다른 나쁜 소식이 들렸다. 아이에게 분만 후 폐호흡이 시작되면서 필요없게 되어 생후 6주 이내에 닫혀야할 동맥관이 폐쇄되지 않은 채 열려 있다는 것이다. 동맥관개존증이라는 이 증상은 8달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아기에게 너무나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다. 계속 기도는 하는데 왜 나와 가족에게는 기적을 주시지 않는 건지. 하나님은 계신 건지 그 어느 때보다도 하나님앞에 바로 서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응답이 더딘지. 아이에게 주사로 약물을 계속 투여했지만 차도는 보이지 않았다. 기도할 때 보여주셨던 주님의 사랑과 말씀의 끈을 붙들고 계속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아기의 심장이 온전해질 수 있도록 기적을 일으켜 주세요”
 한 달에 한 번 씩 초음파 검사로 심장을 볼 때마다 치유되지 않았고 오히려 아기 심장이 기형적이라는 소리만 듣게될 뿐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초조해졌지만 주님께서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어느 주일엔 조용기 목사님이 설교 중 “너는 가만히 있으라 내가 일하리라”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다시 힘을 얻은 나는 초음파실을 상상하며 그 곳에 성령이 임하사 아기의 심장상태가 정상이 되기를, 그 기적이 의사의 입에서 선포되어 지기를 기도했다.
 지난 5월 초음파 검사를 받으러 병원으로 향했을 때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났다. 아이를 살펴본 의사가 아이의 동맥관이 완벽하게 막혀 정상이 됐다는 것이다. 담당의사도 의아해 하면서 다시 해봐야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정상이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칠삭둥이, 팔삭둥이는 옛날에도 살았어”라고 말하지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내 마음을 모를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 받은 사랑에 감사하며 평생 죽을 때까지 이 체험을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