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택 장로(SBS 음악단장, 높은뜻숭의교회)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신앙 교육 받아
눈물 많아 ‘고장난 수도꼭지’ 별칭 얻어
평생 복음 전하고 이웃 사랑 실천 꿈꿔

 “이제 한 사람 남았습니다. 우리 악단에 전도할 사람이요. 어떡하냐고요? 딴 길 없습니다. 눈물로 간절함으로 감사함으로 정말 뜨겁게 기도해야죠”
 전도하기에 신이 난 사람, 한번 입을 열면(집회에 초청됐을 때) 밤새 이야기 할 수 있는 탁월한 달란트를 지닌 김정택 장로가 지난 8월 17일 (사)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주최 제10회 전국순복음실업인수련대회 첫 날 강사로 초청됐다. 자신의 일터에서 펼치는 사역을 시작으로 말문을 연 그와의 유쾌한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1991년 최연소 SBS 초대 음악단장으로 발탁됐을 때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곳에 가보니까 16명 단원들이 불신자였습니다. 제 사역지였죠. 그날부터 단원들 이름을 일일이 적어서 기도하는데, 눈물이 얼마나 많이 나던지요. 바닥에 한가득 눈물이 고인걸 보고, 제가 기특해서 더 눈물을 흘렸지요” 김 장로의 별명이 괜히 ‘고장난 수도꼭지’가 아니다.
 김 장로가 갖고 있는 믿음의 뿌리는 아버지로부터 시작됐다. 평양에서 미국 선교사로부터 세례를 받고 믿음생활을 시작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가족들은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출석성도가 250명인 교회에 그의 가족만 23명이었다고 한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미션스쿨까지 다닌 김 장로였지만 그의 삶에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것은 1990년 6월 어느 날의 일이다. 8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해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그의 표현대로 평생 교회를 다니고 있던 그에게 “더 이상 죄 짓지 말라”는 한 교역자의 충고가 그의 가슴에 확 꽂힌 것이다.
 “그때까지 저는 교회 회원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잘 알았죠. 그분을 믿으면 죄사함 받는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했고요. 그때 저는 소위 유명세를 타고 있었는데 교회생활, 사회생활이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결코 자랑이 아닌 것이 전영록, 윤시내, 혜은이, 심수봉 씨 등 당대 대중가수로 유명한 이들의 히트곡들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김정택 장로의 재능이 세상에서 먼저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있으니까 좋던데요. 저는 그동안 제가 만든 곡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몰랐는데, 1970∼80년대를 중심으로 대중가요와 뮤지컬에서 제가 만든 곡을 찾아봤더니 270곡 정도 있더라구요”
 이렇게 세상 재미에 한쪽 발을 푹 담그고 있던 그에게 1990년 한 교역자의 말은 그동안 생활에 쫓겨 영적 갈급함을 외면했던 그의 영을 깨우고 세상에서 발을 빼게 했다. 그리고 김 장로의 생활 전반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예수 그리스도만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면서 기도만 하면 눈물을 줄줄 흘려 ‘고장난 수도꼭지’라는 별명도 이때 붙여졌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할수록 그의 눈물샘은 계속 넘쳤다.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서 김 장로는 지금까지 자신만을 위해 사용한 재능에 대해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이제 그것을 하나님 사역에 사용되기를 바라게 된 것이다. 이는 그가 초청된 집회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난히 웃음과 박수가 많다는 평가를 받는데 김 장로는 마냥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꾸밈없이 진솔한 모습으로 서고 싶었거든요. 제 간증을 들으시는 모든 분들이 그 시간만큼은 아름다운 공연을 보는 것 같이 감동을 받고, 함께 호흡하는 것이 바로 제가 꿈꾸는 집회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온몸이 땀에 푹 젖을 정도로 열정적인 집회를 인도하면 김 장로는 세상의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의 전율을 느낀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성경말씀이다. 김 장로의 간증 중간 중간에는 수많은 성경말씀이 쏟아져 나온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복습과 적용이다. “주일예배 후에 제가 봉사하는 가버나움 찬양대원들 앞에서 말씀을 그대로 옮깁니다. 그렇게 주일날 말씀을 완전히 내 것으로 정리하면 월요일 가정예배에서 그 말씀을 그대로 전합니다. 화요일 기도모임에 같은 설교를 하고요, 전도할 때마다 그 주에 들은 말씀을 계속 되풀이하다보니까 저절로 외워지는 거죠”
 하나님께 돌아온 김 장로의 삶의 변화에 이웃사랑 실천도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이 하나님 앞에 사용되어지기를 기도하던 그인지라,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연말 사랑의 콘서트 외에 청소년을 위한 찬양콘서트나 교도소 등에서 열리는 각종 자선공연을 자주 갖는 편이다. 그때마다 김 장로는 사람들 귀에 익은 곡을 기독교 정서에 맞춰 연주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불신자들의 마음 문을 확 열 수 있는 곡을 선정해서 여러 가지 버전으로 바꾸고, 음악 사이 사이에 찬양도 삽입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하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도소명을 품게 된 뒤부터 김 장로는 가는 세월이 너무 아깝기만 하다. 더 연구하고 더 노력해서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주의 이름을 모르는 이들에게 그 귀한 말씀을 전하고, 믿음 좋고 재능 있는 후배들을 그리스도의 전사로 양성하고, 그들이 하나님께 쓰임 받도록 양육해야죠”
 예수 그리스도를 가슴으로 만난 이후부터 오직 한가지, 복음에 대한 꿈을 가슴에 품고 달려가는 김정택 장로의 행보가 참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무주=글/이주희 기자 jhlee@fgtv.or.kr
    사진/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