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교도들의 방해로 입당예배 중단되기도…
일년에 두세 차례 선교현장 탐방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그 가운데서도 서말레이시아는 기독교 선교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하지만 서말레이시아의 원주민 보호구역인 산악지역에서는 구제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선교가 이뤄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원주민인 오랑아스리족들을 오랑아스리 지역에 모여 살게 하고 있다. 이들에게 식량은 무상으로 지급하지만 교육의 기회는 주지 않는다. 그리고 출입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해 오랑아스리 지역에 CCTV를 설치해놓았다.
2000년부터 동남아선교회는 오랑아스리 지역 가운데 루마깜파 마을을 선교대상으로 삼고 준비를 했다.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세계로순복음교회 김석재 선교사를 통해 그 마을에 두 번에 걸쳐 닭 200여 마리를 사주었다.
김석재 선교사의 후원으로 교회 건축이 진행되고 있던 2002년 11월, 동남아선교회원 12명과 쿠알라룸푸르 세계로순복음교회 청년 7명이 루마깜파를 방문했다. 회원들은 아직 완공되지 않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3개월 전부터 연습한 원주민들의 언어로 찬양을 했다. 회원들은 당시 티셔츠, 수건, 의약품, 학용품, 가위, 손톱깎기 등 생활용품을 선물로 준비해 갔다. 원주민들이 머리핀, 스카프, 넥타이, 허리띠, 액세서리, 안경테 등 치장하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요즘은 그런 물건도 모아서 보낸다.
루마깜파는 쿠알라룸프르에서 차를 타고 세시간 반을 가서 다시 세시간 반을 걸어가야 도착할 수 있다. 주차를 시킬만한 공간이 따로 없기 때문에 차를 숲에다 잘 감춰두어야 한다.
루마깜파로 가는 계곡에는 한사람이 겨우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산악 지역이라 한 마을에 스무 채 남짓의 집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김석재 선교사가 미리 선교회원들이 온다는 소식을 전해 인근 마을에서 150명 가량의 원주민이 모여들었다.
당시 문승애 집사 등 간호사 출신 회원들이 주민들에게 간단한 치료를 해주고 구충제를 나눠주었다. 다른 지역에 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은 주민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부항도 떠주었다. 특히 정학선 권사를 비롯한 국악율동팀은 주민들에게 부채춤과 고전무용을 선보였다.
당시 선교회원을 이끌고 간 동남아선교회 백영천 장로는 “추장집에 머물면서 식사대접을 받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귀한 손님들이 왔다며 냇가에서 생선을 잡아 우리들을 대접했어요. 원주민을 선교할 때는 우선 추장과 친해야 합니다. 부족원들이 추장의 지시를 따르기 때문이죠”라고 일러주었다.
오랑아스리 지역에서 이슬람교도들의 선교활동이 대단히 활발하다. 이슬람교도들은 기독교를 믿는 원주민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면 집을 지어주고 태양열을 이용한 전기시설을 만들어 주겠다고 선전한다. 또한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주고 마을에 병원을 세워주겠다는 공약도 하고 있다.
하지만 루마깜파 지역의 추장은 먼저 기독교를 받아들인 후 결코 이슬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부적과 각종 우상을 섬기는 표식을 다 불태우고, 집안에 십자가를 걸어놓고 그 앞에 꽃을 바칠 정도로 지극 정성이었다. 동남아선교회의 지원으로 루마깜파 마을의 교회는 완공되었고, 현재 김석재 선교사가 수시로 가서 원주민 선교를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과거 네덜란드와 영국의 지배를 받아 기독교 정서가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는 나라이다. 하지만 현재 이슬람 수니파가 성경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등 기독교 전파를 막고 있다. 정덕우 장로는 “문명이 발달한 말레이시아 중심부에서의 선교가 힘들어 원주민들을 통해 외곽에서 성령의 바람을 일으키고자 하는 게 우리의 선교전략”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를 받아들인 원주민들은 선교사들이 왔다 갈 때면 배웅을 해줄 정도로 잘 대해 준다. 동남아선교회원들은 인도네시아 원주민 선교를 갔다가 여러 차례 수난을 당했다. 2002년 8월, 인도네시아 자바섬 반둥 에바다순복음교회 입당예배에 동남아선교회 5명과 청년국 소속 24명이 함께 갔다. 동남아선교회 4대 회장인 임창빈 장로가 청년국 예배에서 동남아선교에 관한 간증을 하자 감동받은 청년들이 선교를 위해 1년 동안 바자회를 열고 떡볶이, 김밥 등을 팔아 1000만원을 마련했다. 그 헌금을 바탕으로 반둥 에바다순복음교회를 짓게 되었고, 청년들이 입당예배에 동행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입당예배 도중에 이슬람교도들이 교회에 돌을 던지며 방해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참석자들은 재빨리 5명씩 나눠서 인근의 가정집으로 흩어졌고, 그곳에서 따로 따로 예배를 드렸다. 그 와중에 반둥 에바다순복음교회 정상용 선교사가 이슬람교도들에게 잡혀가 취조를 당하기도 했다. 정 선교사는 만약을 위해 만들어 둔 인도네시아 주민증을 제시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2003년 11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카리만탄에 있는 레도순복음교회 입당예배에 정덕우 장로와 전상근 집사, 의사인 김재원 장로가 참석했다. 말랑의 한치완 선교사가 운영하는 베데스다신학교 졸업생 가운데 최초로 세운 교회이다. 고르돈 선교사는 맨발로 5시간 동안 시멘트를 져다 나르면서 교회를 지었고, 그로인해 관절이 어긋나는 바람에 다리 모양이 변형되어 걸음걸이가 정상이 아니다. 레도순복음교회에서 김재원 장로가 의료선교를 펼쳤을 때, 그 마을의 이슬람 족장까지 진찰을 받으러 왔다. 그곳에서 이발기술이 있는 전상근 집사는 혼자 67명의 머리를 깎아주는 기록을 세웠다.
일행은 카리만탄 아삥 지역의 말리나 선교사가 짓고 있는 교회도 방문했다. 미혼여성인 말리나 선교사는 사재를 털어 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건축하는 중이었는데, 벽만 완성한 상태였다. 그래서 회원들이 교회 지붕을 얹을 수 있도록 500만원을 헌금했다.
동남아선교회원들은 지속적으로 일년에 두세차례 선교지를 방문하여 선교활동을 펼친다. 태국과 필리핀 등지에서는 활동에 어려움이 없으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선교를 가면 여전히 난관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회원들은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직접 선교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