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선 목사(선교국장)

 얼마 전, 친히 잘 알고 있는 박 권사님이라는 분과 권사님 아들이 기도를 받으러 내 사무실로 왔다. 이유인즉 유학중인 아들이 결혼 후 다시 미국으로 가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아들 말이 미국을 자주 오가면 비행 경비가 많이 들지만 무료로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홀트아동복지재단에서 위임하는 어린 아이를 미국에 있는 양부모에게 데려다 주는 조건이라고 했다.
 “아기를 데리고 가면 매우 힘이 들텐데”하고 물었다. 미국 교민선교사로 있을 당시 한국을 왕래하다 간혹 비행기 안에서 계속 보채고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고 진땀빼고 고생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홀트아동복지는 우리나라에서 부모 없는 아이를 미국으로 입양시키는 복지단체로 한국전쟁 이후 4만 명에 이르는 아이를 미국으로 입양시켰다.
 한국전쟁 때 미국 공보관에서는 피난길에 폭탄과 총탄으로 부모를 잃고 길거리에서 헐벗고 굶주리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촬영해 구호를 얻고자 미국 본토 곳곳에 방영했다. 그 당시 홀트 부부는 워싱턴주(시애틀) 근교 작은 마을 회관에서 이 모습을 보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 밤에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부부는 한국의 불쌍한 고아를 입양해서 키우기로 결심했다. 홀트 부부는 아이들을 정성껏 키우면서 양육비가 모자라면 이웃의 작은 도움을 받아 가며 신실하게 키웠다. 이 이야기가 마을 신문에 실리게 되면서 기사를 읽고 감동받은 이들이 고아 입양 신청을 하게 되었고 홀트 부부는 적극적으로 한국 고아 입양을 소개하는 일에 발벗고 나서게 됐다. 이렇게 해서 입양된 아이들은 미국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에 입양시키는 고아들이 많다고 한다. 지금은 전쟁의 때도 아니다. 시편 127편 3절에는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나는 나이가 들기 전에는 어린 생명이 귀한 줄 미처 몰랐다. 그러나 목회를 오래하고 나이가 들수록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럽고 보배로운지, 아이만 보면 안아주고 싶고 머리에 안수하며 축복해주고 싶다.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예수님도 “어린아이가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고 하셨다.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올 자가 없다고 하셨다.
 우리나라에 낙태로 죽는 아이가 1년에 150만 명이 된다고 한다. 이것은 하나님께 최고의 죄악이며 자신들에게도 최대의 불행이 된다. 세상에 제일 아름다운 모습은 엄마가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는 모습이다. 거기에는 사랑이 있고 기쁨이 있고 평화가 있고 만족이 있다. 어린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품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 해맑고 건강하게 구김살없이 씩씩하게 자라가는 사회, 이런 나라가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 내가 낳은 자식은 내가 책임지고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상급으로 여기며, 기업인 아이를 책임지고 양육하는 것을 보람으로 사는 것이 우리의 최고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