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족 블레셋을 친 ‘하나님의 손’

 삼손은 20년동안 사사로 이스라엘을 통치하였으며, 그 이름은 “태양과 같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단 지파의 소라땅에서 마노아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시대는 블레셋 나라가 이 지역을 40년동안 다스리던 때였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또 야웨의 눈에 거슬리게 살았기 때문에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붙이셨던 것이다(삿 13:1).
 블레셋 사람은 지중해를 건너 가나안에 침입하여 정착한 해양민족이며, B.C.12세기초 가나안의 해안지방으로 침입해서 차츰 구릉지대로 세력을 뻗친 사람들이다. 가나안 전토를 ‘팔레스틴’이라고 부르게된 것은 블레셋 사람부터라고 할 만큼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삼손의 어머니는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였는데 주의 천사가 나타나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의 머리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치운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삿 13:5)고 했다. 나실인이란 ‘거룩히 구별된 사람’이라는 뜻이며,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이다. 특수한 선택만큼이나 각별한 은혜와 은사와 초자연적인 역사가 동반되었다.
 그러나 청년이 된 삼손은 긴 머리만 간직했지, 나실인으로서의 다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는 딤나에 사는 한 블레셋 여자를 사랑했다. 그는 그 여자와 결혼시켜 줄 것을 부모에게 간청했으나 허락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삼손은 여자를 만나러 가는 도중 젊은 사자를 만났는데, 그는 맨손으로 사자를 갈기갈기 찢었다(삿 14:6). 그 여자와 결혼이 성사되지 않자 그는 화가 나서 여우 300마리를 잡아서 꼬리와 꼬리를 묶어 횃불을 달아놓고 블레셋 사람의 곡식밭으로 내몰아 많은 곡식과 포도덩굴과 올리브나무까지 태워버렸다.
 이때는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지배하던 때여서 이스라엘 사람은 보복이 두려워 삼손을 묶어서 블레셋 사람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삼손은 그 밧줄을 단번에 끊고는 당나귀 턱뼈를 집어들고 1000명이나 죽였다.
 그 뒤 삼손은 소렉 골짜기에 있는 창녀 들릴라를 사랑했다. 이것은 나실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무절제한 도덕성이 그의 불행한 마지막을 말해주고 있다. 계속되는 타락이나 깨달음이 없는 탈선은 심판될 수밖에 없다. 이로써 삼손은 나실인으로서의 비극적인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간교한 블레셋 사람들이 은 1100세겔로 들릴라를 매수하여 힘의 근원을 알아내게 한다. 결국 삼손에게 그 큰 힘의 비밀과 그를 묶는 방법을 알아낸 들릴라는 블레셋 사람에게 일러바쳤다. 비밀은 머리털에 있었다. 들릴라는 자기 무릎에 삼손을 재워놓고 사람을 불러 그의 머리 일곱가닥을 자르게 하였다. 그러자 삼손은 맥이 빠져 힘없는 사람이 되었다. 하나님과의 서약을 모조리 깨버린 삼손에게서 하나님이 떠나가신 것이다. 블레셋 사람들이 들이닥쳐 그를 묶어 버리고, 두눈을 뽑고, 가사로 끌고가 놋(청동)사슬로 감아 연자맷돌을 돌리게 하였다(삿 16:4∼22).
 옥에 갇혀있는 동안 삼손의 머리는 점점 자랐다. 하루는 블레셋의 신 다곤의 축제일이었다. 신전에는 수천명이나 모여 열광했는데, 그들은 삼손을 놀려주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신이 적수 삼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때 삼손은 하나님께 “주 야웨여, 한번만 더 저를 기억하시고 힘을 주십시오”라고 기도한다. 순간 큰 힘이 솟아나 기둥을 뽑아 3000명과 함께 삼손도 세상을 떠났다. 삼손이 죽으면서 죽인 사람이 살아서 죽인 사람보다 더 많았다(삿 16:30). 삼손은 블레셋을 치시는 하나님의 손이 되어 산 사사였다.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지배에서 건져내기 위해 사무엘과 세례 요한과 같이 삼손을 나실인으로 보내셨던 것이다. 우리는 나실인과 그리스도인이 신앙적, 사회적 역할의 공통점이 무엇인가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소명에 합당하게 살아야 한다. 더욱 영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불신앙적인 만용은 자기 올무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