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길 목사(국민일보 종교국장)

 언젠가 아침에 택시를 탔다. 무심코 유리창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차창에 붙어 있는게 아닌가.
 “웬 거밉니까?”
 빨간 신호등 앞에 정지해 있을 때 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는 ‘사람 좋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 그래요? 손님 잘 타셨습니다. 제가 사는 집이 능곡 가기 전, 화전이거든요. 거기는 군사지역이라 개발이 덜 되어 있고 또 약을 잘 쓰지 않는 무공해 지역입니다. 그래서 벌레들이 많습니다. 이 차는 일종의 무공해 찹니다. 왜 요즘은 벌레 먹은 채소가 무기농 채소로 인정받고 있지 않습니까?”
 ‘혐오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절묘한 화법이었다. 그런데 압권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손님, 오늘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옛말에 아침에 거미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했거든요”
 ‘화’가 ‘선’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그날 필자는 잔돈을 받지 않고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기사의 말 한마디도 분위기를 바꾸는데 하물며 믿음을 가진 사람, 특히 성령의 능력을 힘입은 성도의 창조적인 언어는 얼마나 위력이 있겠는가를. 잠언서는 말씀하신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잠 18:21)
 요즘 웰빙, 웰빙하는데 진정한 웰빙은 언어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나님이 함께 하는 사람의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언어는 ‘독거미’와 같은 세력을 몰아내고 푸르고 밝은 행복한 삶을 향유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