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애양원 사람들이여”
포사이트 선교사 한센병 환자 도운 게 효시
여수로 이전하며 애양원으로 이름 변경해
손양원 목사의 기념관 많은 기독인 찾아와
1909년 봄, 목포에서 의료선교 중이던 포사이트 선교사는 오웬 선교사가 급성 폐렴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광주로 향한다. 광주에서 13마일 정도 떨어진 남평 부근에서 길가에 버려진 한센병 여인을 발견한 포사이트 선교사는 타고 온 말에 환자를 태우고 자신은 광주까지 걸어온다. 광주에 있던 윌슨 선교사는 포사이트 선교사가 데려온 이 여인을 치료하고 벽돌을 굽던 가마터에 거처를 마련해 준다. 이것이 바로 애양원의 효시다.
그 뒤 윌슨 선교사는 작은 집을 짓고 한센병 환자 20여 명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최초의 나병 전문기관이 된 광주나병원은 1928년 여수로 그 터를 옮겼고 1936년 여수 애양원(愛養園)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오늘날 여수 땅의 기독성지로 자리잡은 애양원을 방문한 건 태양 빛에 나무들의 녹음이 점점 짙어가기 시작한 때였다.
여수 공항 진입로에서 왼쪽으로 돌아 도착한 애양원에서 취재진을 제일 먼저 반긴 건 잘 정돈된 정원과 깔끔한 애양병원 건물이었다. 이 병원에서는 한센병 환자 외에 현재 정형외과, 피부과, 마취통증과, 내과 환자들이 치유받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에 자리잡고 있는 애양원은 치료기관인 병원외에 휴양시설인 토플하우스, 역사박물관이 있다.
또한 손양원 목사가 시무했던 성산교회(애양원교회), 손양원 목사의 순교기념관이 있으며 한센병 환자들의 영적 쉼터인 성경암송관과 치유된 한센병 환자들의 재활정착마을인 도성마을이 있다.
초창기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했던 병원 건물을 개조하여 만든 역사박물관에는 당시에 사용되던 의료기구들, 외국인선교사들의 의료활동이 담긴 사진과 각종 자료, 환자들의 생활 모습들이 생생하게 전시되어 있다.
한센병 환자들의 영적 쉼터인 애양원은 손양원 목사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성지로 기억된다.
손양원 목사는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이 곳에서 사역하다 1948년 여순사건 때 두 아들 동인과 동신을 잃었다. 그러나 아들들을 죽인 공산주의자를 용서하고 양자로 삼아 ‘참 용서와 사랑실천’의 감동을 일깨워 주었다.
‘사랑의 원자탄’으로 알려진 손 목사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신앙을 지키기 위해 공산군에 대항하다 애양원 환자들과 함께 순교를 당했는데, 애양원 안에는 그의 순교신앙을 전승하고 그가 남긴 자료를 보관하기 위한 순교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다.
연면적 774평에 2개층 전시관으로 구성된 순교기념관은 손양원 목사 삼부자의 생애를 재현한 사진과 그림 그리고 이들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물 중에는 손양원 목사의 어린 딸(동희)이 옥중에 있던 손 목사에게 보낸 안부 편지, 손 목사가 두 아들의 순교를 감사하며 하나님께 드린 감사 헌금 봉투 등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전남 여수시는 평생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온 순교자 손양원 목사의 ‘사랑의 정신’을 활용, 체험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공원은 2010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www.wlc.or.kr).
▲ 애양원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는 경부고속도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경유, 남해고속도로로 순천까지 진행, 순천 IC에서 여수방향으로 가다가 여수공항 진입로에서 좌회전하여 여수공항을 끼고 돌아가면 애양원이 나타난다.
▲ 애양원 주변 맛집 - 여풍식당
메뉴가 한정식 딱 하나 뿐인 여풍식당은 음식 맛 좋기로 소문난 맛집이다. 이 집은 한정식을 주문했을 때 서대회, 갓김치, 낙지볶음, 제육볶음, 전, 젓갈류, 나물류, 된장찌개 등 무려 30가지 반찬이 나와 먹는 사람의 눈과 입을 즐겁게 만든다. 특히 이 지방 특유의 음식인 서대회와 갓김치 맛은 일품이다. 미국에서 왔다는 교포에게 공짜로 갓김치를 싸줄만큼 주인의 인심도 후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40분∼오후 4시 30분까지. 여수공항 맞은편 골목에서 50M거리.(1인분-7000원, 061-682-7763)
여수=글/오정선 기자 jsoh@fgtv.or.kr
사진/ 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