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시간 걸려 이리안자야에 도착, 회교도들이 성회 방해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돌아오자마자 동남아선교회원들은 이리안자야성회 준비에 돌입했다. 이라안자야는 인도네시아 동쪽 끝 뉴기니섬 서안부를 차지하고 있고, 그 동편이 파푸아뉴기니이다. 세계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불리는 이리안자야는 광대한 열대 우림으로 덮여있다. 이리안자야는 중간기착지에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쳐 스무시간을 걸려야 닿을 수 있는 오지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까지 7시간, 자카르타에서 수라바야까지 2시간, 수라바야에서 소형비행기로 갈아타고 중간에 한 두 번 기착한 다음 다섯시간을 날아가야 한다.
 동남아선교회에서 인도네시아 담당이었던 강동희 장로, 장동옥 안수집사, 김중현 서리집사는 선발대로 1995년 초 이리안자야에 갔다. 이라안자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자야푸라는 우리나라 시골 읍 정도의 규모였다. 다행히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만한 만달라경기장이 있어 그곳에서 성회를 열기로 했다. 선발대가 두 차례에 걸쳐 성회주최측인 이리안자야 기독교 연합단체 인사들과 제반 사항을 점검해본 결과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음향시설이 형편없었다. 게다가 마땅한 숙소와 음식점이 없었다.
 면적이 42만1981㎢에 달하는 이라안쟈야의 1995년 당시 인구는 196만 명. 1968년까지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그곳은 인구의 90% 정도가 기독교인이다. 장동옥 안수집사는 현지답사를 하면서 “너무 멀고, 환경이 열악하여 성회가 잘 치러질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 성도들이 많이 갈지도 걱정되었죠”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의 해외성회에는 보통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 100명 이상이 참석하는 데 단순히 성회를 참관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찬양팀, 질서유지팀, 경호팀 등 미리 분담받은 업무를 수행하고 현지에서 전도활동을 펼치기 위해서이다.
 동남아선교회원들은 기도로 준비하면서, 특별히 찬양 연습을 많이 했다. 수라바야성회 때 인도네시아어로 성가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지만, 대중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동남아선교회원들이 경비를 대서 청년부 연주팀과 찬양팀 8명을 성회에 초청하기로 하고, 예배시간에 부를 성가와 이리안자야 성도들과 함께 부를 가스펠 등 30여곡을 인도네시아어로 연습했다.
 동남아선교회원 110명과 그 외 성도들 30명까지 140명이 1995년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이리안자야 성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비행기 안에서 일행은 ‘닥터 용기 조의 성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라는 다섯 명의 유럽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임창빈 장로는 “우리가 용기 조 목사님 교회의 성도들이라고 하자 그분들이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을 만나게 될 줄 몰랐다며 정말로 반가워하더군요. 우리들만 봐도 반가워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의 성회 일정은 미리 다 공지가 되기 때문에 성회 때마다 전 세계 성도들이 성회장소로 모여든다. 이리안자야 오지까지도 세계 각처에서 성도들이 몰려왔고, 순복음 선교사들이 시무하는 동남아 각처의 교회 성도들도 참석했다.
 수라바야에서 이리안자야로 갈 때 40명씩 타는 작은 비행기 3대에 나눠 타고 갔는데, 일기가 좋지 않아서 상당히 위험했다고 한다. 비행기가 두 차례나 몇백미터 아래로 툭 떨어져서 모두들 파랗게 질리기도 했다. 당시 동남아선교회장이었던 장일상 장로는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선교의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의연하게 기도하면서 이겨냈지요”라고 말했다.
 자야푸라에 제대로 된 호텔이 없어 조용기 목사는 빠띠삐 주지사 공관에 묵게 되었다. 동남아선교회 여성회원들은 성회기간 동안 조목사의 식사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에서 음식재료와 전기밥솥을 준비해 갔다. 생선을 담은 아이스박스를 비행기안 냉장고에 보관한 덕분에 긴 여행길에도 생선이 상하지 않았다. 당시 몇몇 여성회원들과 식사를 준비했던 한순례 권사는 “우리 목사님이 설교를 잘 하시려면 잘 드셔야 하는데 거기는 변변한 음식점이 없었어요. 한식을 좋아하시는 목사님께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드렸죠. 물이 바뀌면 배탈이 나기 때문에 계속 숭늉을 끓여 드렸어요”라고 말했다.
 동남아선교회원들은 세 개의 숙소에 분산되어 묵었는데, 무늬만 호텔인 숙소의 천장에 도마뱀이 기어다니고, 모기가 앵앵거렸다. 물이 잘 나오지 않아 무더운 날씨에 샤워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물을 길어와 물탱크에 불을 부어서 사용하는 간이수도였던 것이다. 임창빈 장로는 성회기간 내내 고생이 많았다고 일러주었다.
 “샤워하는 도중에 물이 뚝 끊어져서 비눗물을 대충 닦고 나온 사람들이 많아요. 호텔 식당에서 줄서서 볶음밥을 배식받는데 볶음밥을 담은 통에 쥐들이 새까맣게 붙어있지 뭡니까. 그래도 먹을 게 그것밖에 없어서 눈 딱 감고 먹었지요. 다들 고생하면서도 선교한다는 기쁨에 그런 일을 즐겁게 얘기했지요”
 회원들은 열악한 환경에 아랑곳없이 성회 장소가 꽉 차고, 성회 운영에 차질이 없기만 기도했다. 다음날, 경기장 관람석은 물론 축구장 잔디 위까지 사람들이 몰려들어 회원들의 입이 함박만큼 벌어졌다. 성회 시작하기 전부터 회교도들이 밖에다 확성기를 크게 틀어놓고 성회를 방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갑자기 음향시설이 말썽을 부렸다. 주최측과 수시로 연락하며 준비를 철저히 했지만 워낙 열악한 환경이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청년부 찬양팀이 갖고 간 장비를 연결하여 겨우 음향시설을 고칠 수 있었다. 청년부 찬양팀과 연주팀, 동남아선교회원 40명이 무대에 올라가서 인도네시아 언어로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다. 녹음테이프가 아닌 라이브 연주가 시작되자 경기장의 열기가 점점 뜨거워졌다. 여전히 경기장 밖에서는 회교도들의 스피커가 왕왕 울어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