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규 목사(오른쪽) · 윤경애 목사
함부르크순복음교회

1978년 함부르크로 발령받아 사역시작
26년만에 함부르크순복음교회 새성전 헌당

 함부르크는 독일 최대의 항구도시이며, 베를린 다음가는 제2의 도시로서 유럽교통의 요지이다. 최남규 목사 부부가 함부르크순복음교회로 발령을 받아 세 자녀를 데리고 독일로 건너간 때는 1978년이었다. 독일로 가기 바로 전 최 목사는 오산리최자실금식기도원에서 금식하며 기도를 했다. 하나님은 최 목사에게 “독일로 가면 현상만 유지하는 목회자가 되지말고 열매맺는 목회자가 되라”고 말씀하셨다. 26년이 지나고 최 목사는 올 해 함부르크순복음교회 새성전을 헌당했다.지난 24일 선교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최 목사 부부를 만나 성전을 헌당하기까지의 간증을 들었다.
 “처음 함부르크에 갔을 당시 경제적으로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믿음과 꿈을 가지고 기도하면서 건축 헌금을 시작했어요. 처음에 교인들은 어려운 생활에 건축헌금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저희들은 차근차근 새로운 성전의 꿈을 키워나갔어요. 우리는 함부르크순복음교회 건축 헌금을 계속 진행하면서도 브레멘, 브레머하펜, 하노마, 볼프스부르크, 오스트제 등에 5개의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어요”
 최 목사는 22년 동안 건축 헌금을 통해 80만 마르크(한화 4억원)를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지 신문과 중개인을 통해서 교회로 사용할 적합한 건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교회로 쓸 건물은 세심한 주의를 갖고 여러 환경을 고려해서 알아보았어요. 너무 가격이 비싸거나, 또는 가격이 싸더라도 교통이 나쁘거나, 우범지역에 위치한 건물은 제외시켰어요. 하나님은 이미 응답을 주셨다고 믿었지만 현실은 계속 지연되고 있었어요”
 교회를 알아보고 있던 중 2001년 10월 최 목사에게 큰 시련이 찾아왔다. 그간의 피로가 누적되어 최 목사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다.
 아내 윤 목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회복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있었죠. 저는 함부르크순복음교회에서 80㎞ 떨어져 있는 오스트제교회를 맡고 있었어요. 최 목사가 뇌졸중으로 누워있을 동안 함부르크와 오스트제교회를 오가며 사역을 했어요”
 최 목사가 병중으로 누워있던 2002년 2월에 어떤 공장건물이 매매용으로 인터넷에 올라와 있었다. 최 목사 부부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주셨다는 확신이 생겨서 2002년 4월 2일 공증인협회에 가서 매매 계약을 했다.
 “당시 우리 부부가 교회에 대해 기도할 때마다 ‘빨리 계약을 하라’는 말씀을 주셨어요. 또 권사님이나 교회성도들이 기도 하니 빨리하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얘길 하더라구요”
 당시 최 목사가 계약한 그 공장건물은 독일을 포함한 전 세계에 엄청난 체인망을 가지고 있는 ‘알디’라는 대형 슈퍼마켓과 맞붙어 있는 건물로 원래 50만 유로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었다. ‘알디’에서는 그 건물을 주차장과 창고로 이용하려고 2년 동안 중개인과 건물주인이 흥정을 해서 30만 유로(한화 4억2000만원)로 가격이 내려져 있었던 것이었으나, 최 목사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었다.
 “우리가 계약할 당시 그 중개인은 휴가를 가고 없는 상태였어요. 독일의 휴가는 일년 전부터 날짜를 잡아서 휴가 기간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지키죠. ‘알디’에서 원하는 기간이 마침 중개인의 휴가 기간이었고, 2년을 기다린 건물 주인은 화가나 건물을 인터넷에 올렸던 것이었어요. 그때 마침 교회 안수집사가 인터넷을 보게 되었고, 우리는 그 공장건물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던거죠”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후 함부르크순복음교회의 행정을 맡고 있던 권사에게 ‘알디’측에서 전화가 왔다. ‘알디’ 직원은 그 건물이 꼭 필요하니 매매계약을 해약해 달라고 했다. 당시 권사는 20년이 넘게 기도한 걸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다고 하며 화가 나서 전화기를 내팽개쳤다고 한다. 행정 권사는 윤 목사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그리고 몇 주 후에 전화가 함부르크순복음교회로 다시 왔다. 이번엔 ‘알디’에서 그 건물이 꼭 필요하니 한번 더 검토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미 ‘알디’에서는 그 건물에 대한 설계까지 다 끝낸 상태였고 계약단계만 남았던 것이었어요. 결국 ‘알디’에서 슈퍼마켓 옆의 3층짜리 건물과 맞바꾸자고 제안을 해왔어요. 그런데 건물은 우리가 구입하려고 계약했던 공장건물보다 3배가 넓고, 3배가 비싼 건물이었어요. 우리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드렸고 ‘알디’에서는 지붕과 베란다를 고쳐주며, 보상금도 지급해 주었어요. 그 후 1년 만에 그 건물은 완전히 함부르크순복음교회로 공증이 나게 됐어요”
 최 목사 부부와 교인들은 지금도 그때의 사실을 생각하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어요. 실은 그 이전부터 그 건물을 지날 때마다 하나님이 이런 걸 우리교회로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하며 그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었어요”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움으로 일이 잘 진행되는 가운데 최 목사의 병도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윤 목사가 시무하는 오스트제교회에도 교인이 2배로 성장하는 부흥을 이룬 것이다.
 순복음신학원 선후배로 만나 1971년 결혼해 동역자의 길을 가고 있는 최 목사와 윤 목사. 큰아들 다윗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여 유명컨설턴트 회사에 다니고, 둘째 딸 미파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결혼했고, 막내아들 종성은 음악을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
 1978년 함부르크에 도착해 시련과 좌절이 있었지만 그들은 꿈과 믿음을 가지고 차근차근 기도해 이제 자가 건물이며 빚도 없는 함부르크순복음교회라는 열매를 맺게 된 것이다.

   글/이소흔 기자 shlee@fgtv.or.kr
사진/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