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회 장소 빌리기 위해 운동장에서 릴레이 금식기도

 1996년 8월 17일, 체코 프라하성회에 연이어 우크라이나 키예프성회가 열렸다. 키예프성회는 우크라이나 당국에서 갑자기 디나모종합경기장을 빌려줄 수 없다고 하여 무산될 뻔했다. 김홍인 선교사가 러시아선교회로 이 소식을 알렸을 때 이종근 장로는 “선교사님, 운동장에 텐트치고 기도시작 하세요. 우리도 바로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러시아선교회원들은 생업도 팽개치고 바로 우크라이나로 달려가 릴레이 금식기도에 돌입했다. 김홍인 선교사와 러시아선교회원들이 밤낮없이 부르짖어 기도하자 우크라이나 당국에서 “운동장을 하루만 빌려주겠다”고 슬쩍 양보했다. 회원들은 더욱 기도에 매진했고, 결국 한 달만에 “약속대로 이틀 간 빌려주겠다”는 확답을 얻어냈다. 성회 한달 전의 일이다.
 우크라이나성회 때 2만5000석의 디나모경기장이 연일 꽉 찼고,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도 참석했다. 대통령궁의 브라스밴드가 와서 연주를 하고 축포까지 쏘아 성회가 국가적인 행사로 느껴질 정도였다.
 조용기 목사는 키예프성회 때 “우크라이나에서 제2의 성령의 역사가 일어난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성령운동의 발원지이며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라고 설교했다. 그후 우크라이나에 성령의 역사가 강하게 일어 1000∼2000명 모이는 교회가 속속 생겨났다. 침켄트영산종합대학 1회 졸업생 발로자 목사는 우크라이나 드네프르에 엘림신학원을 설립하고, 1500명이 모이는 드네프르순복음교회를 이끌고 있다.
 1998년 11월, 카자흐스탄의 침켄트에서 성회가 열렸다. 회교도가 많은 침켄트에서는 끝내 성회장소를 빌릴 수 없었다. 결국 침켄트순복음교회의 6000평에 이르는 공터 맨바닥에서 성회를 열게 되었다. 양병초 선교사는 그 땅을 기적적으로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시청관계자와 알게 되어 땅을 헐값에 얻었는데, 막상 교회가 들어서자 회교교회에서 시청에 계속 투서를 넣었어요. 시청에서는 교회를 짓는지 모르고 땅을 허가했다며 더 좋은 땅을 줄테니 교회를 옮기라고 했죠. 3일 금식기도를 하는 가운데 ‘강하고 담대하라’는 응답을 받았어요. 우리를 몰아내려는 투서가 계속 들어왔지만 시청에서는 오히려 주변 땅을 다 쓰라며 6000평을 서류대금만 받고 우리에게 주었죠. 성회 끝난 뒤 그 땅 위에 신학교와 기숙사를 지었습니다”
 성회 세시간 전부터 몰려와 공터를 꽉 메운 1만명의 군중들은 예배시간 내내 서서 열정적으로 말씀을 경청했다. 말씀의 능력과 신유의 역사로 침켄트성회에서 많은 사람이 결신했다.
 침켄트성회는 러시아선교회 2대 회장인 유복한 장로가 총책임을 맡고 운영부회장인 김승환 장로가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1대 회장 이종근 장로에 이어 성회 준비를 하게된 2대 회장단은 그간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성회준비를 철저히 했다.
 11월에 성회가 열렸으니, 밤이면 온도가 급강하하여 굉장히 추웠다. 전기사정이 좋지 않아 수시로 전기가 끊어진다는 소식에 회원들은 한국에서 자가발전기와 온풍기를 준비해 갔다. 제대로 된 호텔이 없어 민가에 조용기 목사 숙소를 정했는데, 행여 전기 공급이 끊어져서 조 목사가 감기에 걸릴까봐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현지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양병초 선교사는 선교회원들의 노고를 이렇게 전했다.
 “순복음선교사들이 힘있게 선교할 수 있는 것은 평신도들이 강력하게 후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요청만 하면 무엇이든 보내줍니다. 재정적인 후원과 기도후원을 해주고 선교현장에 와서 함께 뛰니, 선교사들이 힘이 나지요”
 올해 5월, 알마타성회를 앞두고 러시아선교회는 다각도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6년 만에 러시아선교회가 후원하는 성회인만큼 모두 기대에 부풀었고 120명이 성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알마타에서 대규모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성회 개최가 힘들어지게 되었다.
 이번 성회를 준비해온 5대 회장 이귀열 장로와 운영부회장 김광한 장로는 무엇보다도 신입회원들의 실망이 컸다고 전한다. 회장단은 17명의 신입회원들을 이끌고 성회가 예정되었던 5월 셋째 주에 7박8일간 선교여행을 떠났다. 올해 초 러시아선교회에 가입한 최창규 서리집사는 “직장에 휴가를 내고 비자까지 다 받아놨기 때문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좀 허탈한 마음에 위로받으러 갔는데, 오히려 그곳 성도들이 잘 대해주어 위로받고 왔어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가입한 김영성 안수집사는 “알마타에서 예배드리고 14시간 기차타고 침켄트교회까지 가봤어요. 막연하게 상상만 하다가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보니 열심히 선교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더군요”라며 각오를 다졌다.
 러시아선교회원들은 매년 2∼4회 현지를 방문, 선교지를 돌아보면서 선교사들의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이번 방문단 일행은 뚜바공화국에서 사흘이나 걸려서 알마타에 온 다섯명의 뚜바 성도들을 만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성회가 취소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오로지 조용기 목사님을 만나고 싶다”는 일념에서 온 그들이 너무 안쓰러웠다고 한다. 5월에도 물이 얼 정도로 추운 곳에서 가난하게 사는 뚜바 사람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덧붙인다. 뚜바순복음교회에 1000명이 출석하고 있다.
 러시아선교회원들은 순복음 선교가 활발한 것은 선교사들이 철저하게 현지화 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열악한 러시아지역에 완전히 동화된 선교사들에게 진한 감동을 느끼는 일이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선교사들이 ‘아주 좋다’는 물건은 한국상황에서는 형편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따뜻하다’는 건 보통 영하 20도를 뜻한다. ‘맛있다’는 건 정말 믿으면 안된다고. 현지 음식을 맛있게 먹는 선교사 옆에서 회원들은 난감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잠깐 기다리라’는 ‘몇 시간 기다리라’는 뜻이고 ‘20분간 예배드린다’고 하면 두시간이라는 걸 각오해야 한다. 결혼식도 보통 두시간씩 서서 하는데, 따로 즐길만한 문화가 없어 모두들 모이는 일에 열심이라고 한다. 러시아선교회원들은 동토의 땅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선교의 열정을 더욱 불태울 것이라고 다짐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