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의 뜨거움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해외성회

 소련선교회에서 이름을 바꾼 유러시아선교회는 1993년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성회, 1995년 6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성회, 1996년 8월 체코 프라하, 우크라이나성회를 지원했다. 성회 준비 차 1993년 초 헝가리에 간 회원들은 조용기 목사의 저서가 번역되어 서점에서 팔리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특히 ‘4차원의 영적 세계’가 베스트셀러여서 이미 조용기 목사를 아는 사람이 많았다.
 동구라파의 경우 공산치하일 때 정부가 명목상 한 교단을 인정하고 각종 지원을 했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이 기존 교단들은 공산권이 무너진 뒤에도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유러시아선교회에서 헝가리 성회를 준비하러 갔을 때 기존 교단에서 500여 명이 모이는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선교회에서는 과감히 거절했다. 이종근 장로는 “조 목사님이 동구라파 성회 개최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닌, 영혼을 구원하러 가는 건데 그건 안될 일이지요”라고 말했다.
 공산치하에서도 지하교회는 숨어서 예배드리며 신앙의 명맥을 끝내 이어왔다. 지하교회 리더들은 신학을 정식으로 공부하지 않아 성경 지식은 풍부하지 않았으나 믿음이 깊고 자부심이 강했다. 유러시아선교회는 기존교단들과 손을 잡고 쉽게 일하기 보다, 지하교인들을 이끈 비숍들과 협력하여 힘들게 성회준비를 하기로 결정했다.
 유러시아선교회는 해외성회가 개최되기 6개월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우선 현지 목사와 평신도들로 성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뒤, 이들을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초청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금식기도를 하면 은혜를 받아 확신을 갖고 일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통역자는 반드시 한국으로 초청한다. 통역자가 확신이 없으면 힘있게 통역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역자에게 해외성회 테이프를 보여주고, 조용기 목사의 영어 액센트를 미리 익히게 한다.
 6개월 전 성회준비위원회에 포스터와 전도지, 조용기 목사 해외성회 테이프를 보낸다. 그러면 위원회에서는 헝가리 각 교회를 방문하여 비디오를 보여준다. 1993년 초에 유러시아선교회에서 경비를 마련해 하용조 선교사를 도울 청년국의 오민우 씨를 헝가리에 파견했다. 오민우 씨는 그때 도전을 받아 선교사가 되었고, 현재 일본으로 파송되었다.
 1993년 12월 8일에 열린 헝가리 부다페스트대성회는 헝가리 민주화 이후 개신교단협의회를 구성해 개최한 최초의 연합성회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었다. 부다페스트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첫날 성회에 30분전부터 좌석이 꽉 차, 많은 사람이 바닥에 앉아 예배 드려야 했다. 스타디움에 못 들어온 성도들은 삼성전자 헝가리 지사가 옥외에 설치한 30여대의 대형 TV 모니터를 통해 예배드렸다. 매 예배 때마다 1만 5000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루었는데,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주변국에서 온 사람들도 많았다.
 성회 마지막날, 은혜를 받은 성도들이 도무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용달 선교사의 기타반주에 맞춰 모두들 그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무려 1시간 30분 동안 찬양하며 율동을 했다. 선교회원, 현지 목사들, 헝가리 성도들, 선교사들이 어우러져서 얼마나 뛰었는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였다. 러시아선교회원들은 “해외성회에 가면 성경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사도행전의 뜨거움이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말했다.
 루마니아 성회를 앞두고 1994년 10월에 채정기 선교사를 루마니아로 파송했다. 루마니아말을 한마디도 못하는 채정기 선교사는 현지 신학교 기숙사에서 기거하게 되었다. 채 선교사는 답답한 마음에 새벽기도회 때마다 소리높여 기도했다. 그러자 묵상만 하던 루마니아 신학생들이 따라서 통성기도를 하게되었고, 급기야 신학교 내에 기도의 불이 붙었다. 신학생들이 나서서 말을 가르쳐 주어 채선교사는 곧 현지에 적응할 수 있었다. 얼마 후 선교지를 정한 채선교사가 기숙사를 떠나려 하자 신학생들은 더 머물면서 순복음의 뜨거운 신앙을 전파해달라고 간청했을 정도였다.
 루마니아 공항은 살벌하기 이를 데 없었다. 선교회원들이 루마니아에 입국할 때면 기관총을 든 사람들이 따라오면서 미제담배를 내놓으라고 요구, 으스스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성회를 앞두고 유러시아선교회원들은 준비 차 번갈아 가며 수없이 현지를 드나든다.
 해외성회를 할 때면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한가지 빠진 게 있으면 꼭 거기서 사고가 난다고 한다. 루마니아 성회 준비 전에 성회진행요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했을 때 하필이면 통역 중의 한 명이 개인사정으로 오지 못했는데, 마침 그 사람이 첫날 성회 통역을 하게 되었다. 그 사람은 신유시간에 조용기 목사가 치유 선언을 하자 “나는 안 믿어지지만 나았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마침 루마니아 말을 알아들은 사람이 있어서, 당장 통역을 바꾸었다.
 루마니아에서는 1995년 6월 11일부터 사흘간 부쿠레슈티에 위치한 살라 폴리발렌타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성회 기간 내내 폭우가 쏟아졌지만 6000석의 체육관이 꽉꽉 찼다. 1996년 8월 13일 14일 양일간 체코 프라하의 푸르미 슬로비 팔라스에서 성회가 열렸을 때도 대 성황을 이루었다.
 동구 세 나라에서 열린 조용기 목사 초청 대성회에 유럽 각지는 물론 러시아에서도 수많은 성도들이 참석했다. 에스토니아에서 3일간 차를 몰고 온 사람도 있었으며 러시아에서 버스를 대절하여 하루 종일 달려온 성도들도 많았다. 유러시아선교회원들은 쉴새없이 샌드위치를 만들어 멀리서 온 성도들에게 공급했다. 조용기 목사는 성회 때마다 낮시간에 교역자 세미나를 개최한다. 동구에서 세미나를 할 때 보통 1000여명의 교역자들이 모였는데, 유럽에서 온 평신도들도 참석을 원해 2000석까지 자리를 늘여야 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