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보혈의 은혜로 살아난 내 아들

덤프 트럭과 정면 충돌,기적으로 죽음 모면
교만한 마음 회개하며 구역 위해 헌신 다짐

 “따르릉∼”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다. 시계는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윤정국 씨 댁 맞습니까?” 낯선 이의 전화였다. 아들의 이름을 확인한 그는 경찰임을 밝히고 아들의 사고소식을 전해주었다. 나는 남편과 딸과 함께 경찰이 일러 준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나는 하나님께 아들을 살려달라고 계속 기도했다. 병원 침대에 널부러져 있는 아들은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을 형상을 하고 있었다, 나는 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을 쳤다.
 아들이 당한 사고의 경위는 대강 이러했다. 지난해 10월 27일 늦게 일을 마친 아들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벽제 부근을 지나올 무렵 아들은 마주 오던 덤프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덤프트럭 차 바퀴 밑으로 빨려들어갔다.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난 사고였지만 다행히 그날따라 지나가는 차가 있어 사고소식이 빨리 알려졌고 구조대원이 현장으로 신속하게 달려왔다. 사고 정황을 살핀 구조대원은 덤프트럭 아래 깔려있는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대개 이런 경우 모두들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신체가 심하게 훼손되어 죽는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기중기로 덤프트럭을 올리고 아들의 찌그러진 차를 꺼낸 구조대원은 구겨진 차안에서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아들을 발견하고 급히 병원으로 아들을 후송했다.
 그러나 뇌와 장이 파열되고 한쪽 폐가 오그라든 아들은 언제 호흡이 멈출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정신이 없는 가운데 문득 한 꿈이 생각났다. 사고나기 일주일 전, 나는 꿈에서 성령을 보았다. 성령께서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은데 어찌 하려하느냐?”며 나를 책망하시고는 아들의 옷을 벗겨보라고 말씀하셨다. 놀라 잠에서 깬 나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 그 자리에 엎드려 기도했다. 그리고 아들 방에 들어가 아무런 일이 없게 해달라고 간절히 간구했다.
 그러나 일주일 전의 꿈은 나태했던 나의 신앙을 책망하시는 하나님의 경고였다. 나는 아들의 사고가 나기 전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남편을 도와 잠시 일을 했다. ‘이제 권사니까 지·구역장들을 위해 일선에서 물러나야지’라고 생각하고는 전도와 구역일에 소홀했었다. 사실 일을 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권사인 네가 지금 무엇하는 거냐?”며 꾸짖으시는 것 같았지만 그냥 지나칠 때가 많았다.
 나는 나의 교만을 회개하고 아들이 깨어나기만을 바라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오전 6시, 의사는 아들이 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며 추후를 지켜보자는 긍정적인 말을 전했다.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들은 전혀 의식이 없었다. 그 때 마침 교구에서는 대학입시를 위한 21일 다니엘기도회와 성경통독이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급히 아들의 사고 소식을 교구에 알리고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의식불명의 상태가 19일째 되는 날, 아들의 손이 움직이면서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엑스레이 촬영 결과 뇌 속에서 차 있던 물띠가 말끔히 사라졌다는 진단소식까지 듣게 되었다. 할렐루야?
 병원에서는 죽었던 아들이 살아나고, 사고난지 19일만에 의식을 되찾았다는, 더군다나 머릿속에 차 있던 물띠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이 기적같은 소식에 난리가 났다. 이 모든 것이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리고 구역 식구들과 주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 결과였다.
 기적은 계속 일어났다. 아들의 눈은 사고로 보호막은 깨졌으나 눈동자에는 이상이 없어 실명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눈 수술 후 눌려있던 신경이 되살아나면서 불안해하던 아들이 안정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아들은 의식이 돌아온지 33일만에 퇴원했다.
 지난 4월 말부터는 아들이 예전 직장에서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절대절망의 환경에 처한 나를 절대희망의 안식으로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