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대회는 친정에 와서 재충전을 하는 중요한 기회

 6월 16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제30회 순복음세계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선교사들로부터 ‘순복음 사람들’의 활약상을 들어보았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선호 선교사,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의 이에스더 선교사,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의 홍사라 선교사를 만났다.
 선교사들은 러시아 선교회원들이 선교현장을 방문할 때면 “친정 식구들이 온 것처럼 기쁘다”고 했다. 백선호 선교사는 선교회원들이 현지에 자주 찾아와야 선교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우리 러시아선교회원들께서는 정말 선교 현장에 자주 오십니다. 지금까지 스무번 이상 다녀가신 분도 있을 정도입니다. 관광을 하거나 중보기도하는 차원이 아니라 현장에서 뛰는 선교사라는 각오로 오시는 겁니다. 우리들과 머리를 맞대고 선교 전략을 세우고 선교 현장을 직접 다닙니다. 직접적인 협력과 조언을 해주시기 때문에 선교에 큰 힘이 되지요”
 이구동성으로 “러시아선교회원들과 선교사들은 14년 간 동고동락하여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눈빛만 봐도 힘이 나는 가족이상의 사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선교사의 남편 김창국 선교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출국허가를 해주지 않아 부득이 이번 선교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에 교회를 7군데나 세웠는데 그 일로 2001년 5월에 추방당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들어가고 추방당하길 몇 차례 반복했고, 현재 2006년 8월까지 페르가나 국경을 벗어나지 말라는 엄명을 받은 상태이다. 다행히 이에스더 선교사는 출국이 허락되어 혼자 본국에 온 것이다. 러시아와 주변국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들은 수시로 추방당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섯 번 이상 추방당한 선교사도 있을 정도이다. 이에스더 선교사는 본교 선교대회에 오는 것이 선교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선교대회 참석은 엄한 시집에서 시집살이를 하다가 친정에 쉬러 오는 것과 같아요. 선교현장에서는 가진 것을 다 빼주어야 합니다. 선교사들이 지쳐서 허탈해질 때쯤, 친정인 본교에 오는 거지요. 선교대회에 오면 모두들 사랑을 듬뿍 주잖아요. 그러면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돼요. 살찌워서 선교현장에 돌아가서 다 빼주고, 다시 일년 있다가 선교대회에 와서 재충전을 하는 겁니다”
 이에스더 선교사는 러시아선교회원들이 선교 현장을 찾아올 때는 마치 친정식구들이 오는 것처럼 기쁘다고 했다.
 “선교사와 선교회원들이 서로 눈물로 기도하는 사이다 보니 마치 연인관계 같아요. 늘 그리워하던 분들이 선교현장에 오시면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갑고 기쁘지요. 러시아 지역이 워낙 방대해서 한번 왔다 가시면 언제 또 오시려나 기다려지지요. 회원님들은 친정어머니보다 더 꼼꼼하게 많은 걸 준비해 오셔요”
 고추장, 된장, 멸치, 김, 미역, 굴비, 각종 젓갈 등 ‘그리운 한국음식’을 잔뜩 챙겨와서 보따리를 풀어놓으면 선교사들은 정말 힘이 난다고 한다. 러시아 지역에는 젓갈이 없어서 선교회원들이 가져온 젓갈을 아끼고 아껴서 한 통을 1년씩 먹기도 한다. 특히 척박한 선교현장에서 굴비를 구워먹을 때면 감동이 마구 밀려온다고 한다.
 요즈음은 러시아와 인근 나라의 경제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공산권이 무너지고 체제가 정비되지 않았던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물자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선교사들이 필요한 물건을 꼼꼼히 적어보내면 본국의 회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준비해서 선교현지로 보냈다. 성찬도구, OHP 등 사역에 필요한 물건부터 볼펜심, 화장지 등 자질구레한 생필품까지 다 챙겨서 부쳤다.
 홍사라 선교사는 언제나 기도해주는 회원들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고 말한다. 현재 59세인 홍 선교사는 애초에 러시아선교회 회원이었다. 중보기도를 하다가 사명을 깨닫고 신학공부를 시작하여 50세 되던 해인 1995년에 러시아 선교사로 파송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러시아 선교회원들이 늘 우리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여성회원들이 매주 수요일마다 정기 중보기도를 해주시고, 선교현장에서 사건이 생길 때마다 철야기도 해주신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선교현장에서 언제나 든든한 마음입니다”
 백선호 선교사는 선교사 가족들과 선교회원 가족들이 매년 연합수양회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힘이 된다고 말한다.
 “선교현장에 부부가 함께 오실 수 없기 때문에 회원들의 가족들을 다 알 수 없었어요. 몇 년 전부터 콘도에 다함께 모여 수양회를 하면서부터 선교사 가족들과 선교회원 가족들이  한 가족으로 끈끈하게 맺어졌습니다. 친근할 때 진짜 멘토링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러시아 주변국가들은 거의 회교국가여서 한국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이 드러내놓고 선교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비즈니스맨으로 가장해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전화도 도청이 되기 때문에 교회와 관련된 명칭을 다 바꾸어서 말해야 한다.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은 현지 교회에서 설교를 하지 못한다. 현지에서 배출한 선교사들이 설교를 할 때 교인 자리에 ‘사장’인 척하며 앉아 있어야 한다. 선교사들과 러시아선교회원들은 앞으로 더욱 회교국가 선교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