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浮沈)이 심하다”
 언젠가부터 기사를 쓸 때 빠지지 않는 문장이 되었다. 부침이란 물위에 떠올랐다 잠겼다하는 현상을 뜻한다. 우리 사회만큼 부침이 심한 집단은 지구상에서 찾기 힘들 것이다. 역동성은 에너지도 되지만, 독(毒)이 되기도 한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누리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초췌한 모습으로 감옥에 들어가고, 민의에 의해 당선되었다며 화환을 목에 걸고 만면에 웃음을 짓던 사람이 한강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는 세상이다.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라는 격언이 우리 사회에서는 “지금 아무리 잘나가도 언제 감옥에 갈지 모른다”로 통용된다. 부침이 심한 사람들, 최후의 순간에 웃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받지 않아야 할 돈을 받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했으면 당연히 죄값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좁은 사회에서 한번 ‘찍히면’ 명예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고, 그래서 사람들은 충동적인 선택을 한다.
 요즘 한강이 많은 사람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한강에 뛰어들 때가 가장 치명적인 실수의 순간이라는 것을 그들은 곧 깨달았으리라. 죽은 다음에 그 누구도 ‘진짜 심판’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아시아 네 마리 용의 대열에 끼었다고 희희낙락했던 우리들에게 ‘대박’이야말로 가장 유혹적인 단어였다. 이제 사람들의 생각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점진적인 발전으로 어느덧 자신의 성취를 이루는 삶, 부침 없이 평탄하게 사는 일이 가치 있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성경에서 삶의 지혜를 얻고, 매일 자기 삶을 점검하는 기도를 쉬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실수의 위험도는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다.
 “평탄하고 신실하다”
 기사를 쓸 때 이 문장을 꼭 써야 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