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현장에 신학교 세워 현지인 선교사 배출한다

 구 소련은 세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우크라이나·끼에프·뚜바공화국이 속한 서러시아,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끼르끼즈스탄이 속한 중앙아시아, 사할린·하바로브스크·블라디보스토크·빨치산스크가 속한 동러시아가 그것이다.
 1991년에 발족한 소련선교회는 1993년에 유러시아선교회로 재출발했다. 유러시아선교회는 러시아 지역과 헝가리, 루마니아, 체코를 주선교지로 삼았다. 유러시아선교회는 1995년에 러시아선교회로 다시 이름을 바꾸었다.
 동러시아는 1997년부터 동북아시아가 관리하고 있고, 유럽 쪽은 유럽선교회가 맡고 있다. 러시아선교회는 현재 서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선교에 힘쓰고 있다.
 1991년 러시아 선교가 시작되기 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주로 해외 교민들을 대상으로 해외선교를 추진했다. 하지만 소련 선교가 시작되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선교정책이 원주민 선교로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원주민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현지에서 현지인 선교사를 배출해야 한다.
 1992년 6월 모스크바 성회를 마치고 귀국한 소련선교회원들은 63빌딩에서 조용기 목사를 모시고 자축기도회를 가졌다. 조용기 목사는 설교를 하면서 “공산권 선교는 5∼7년 후에 닫힌다”고 예언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지금은 현지인 선교사를 통해 선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100년 대계를 내다보고 신학교를 세운 것에 대해 러시아선교회원들은 매우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다. 현지인을 제자화하여 그들이 자신들의 민족을 전도하게 하자는 게 순복음의 선교정책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러시아 현지인들을 교육하기 위해 1994년 모스크바에 모스크바순복음신학교를 세웠다. 하지만 러시아정교회가 신학교 운영을 반대하는 데다, 비자문제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이 모스크바에 드나들기 힘들었다. 또 건물임대료를 하루아침에 10배나 올리는 등 횡포가 심한 것도 문제였다.
 타쉬켄트에 시온고순복음교회를 건축하면서 신학교를 그곳으로 옮겼다. 회교국가인지라 1년 정도 지나자 자꾸 신학교를 폐쇄하라는 압력이 들어왔다. 1995년 침켄트에서 교회를 짓고 싶다는 요청이 와 그곳에 신학교까지 세우기로 했다. 기적적으로 회교학교 앞에 있는 땅을 등록비만 주고 얻을 수 있었다. 양병초 선교사가 시청 토지관리 담당자와 잘 아는 사이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교회와 신학교를 함께 건축하려면 건축비용이 17만 달러나 필요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3만 달러를 지원했고, 나머지는 러시아선교회원들이 헌금을 하여 마련했다.
 침켄트 영산종합대학교는 애초에 무인가 학교였다. 회교국가에 세웠으니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1996년에 양병초 선교사가 허가를 받기 위해 기차를 탔다. 14시간을 달려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먼 거리였다. 가는 길에 옆에 앉은 사람과 도시락도 나눠먹고 얘기도 나누었다. 놀랍게도 그는 신학교 허가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인연으로 신고한지 두 달 만에 신학교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소련 개방 초기에는 외국인들이 마음대로 선교를 할 수 있었으나 점차 그 일이 어려워졌다. 특히 회교국가들은 종교법을 강화하여 외국인 선교를 금지하였다. 하지만 신학교를 졸업한 자국민이 선교하는 것은 막지 않았다. 일찌감치 신학교를 세워 현지인 선교사를 배출한 것이 현재 러시아와 주변 국가 선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침켄트 영산종합대학교의 졸업생은 모두 90명이며, 올해 9회 졸업생 13명이 배출된다. 졸업예정자까지 포함하여 현재 재학생은 59명이다. 지금까지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지역에 개척한 순복음교회는 모두 39개이다.
 1회 졸업생 발로자 목사는 우크라이나 드네프르에 엘림신학원을 세워 19명의 선교사를 배출했고, 현재 42명이 공부하고 있다. 타쉬켄트 순복음교회에서 목회하던 최상호 선교사는 추방당해서 엘림신학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1993년에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에 파송된 김창국·이에스더 선교사 부부는 페르가나 인근에 7개의 교회를 개척했다가 2003년에 추방당했다. 몇 달 후 미국비자로 다시 현지에 들어가 선교를 하고 있다. 페르가나 지역은 생명을 내놓고 선교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곳이다. 김 선교사는 다마스를 타고 지교회로 떠날 때마다 혹시 못 돌아올 때를 대비하여 교회 집사들에게 인계 사항을 자세하게 알릴 정도이다. 현재 러시아 지역에 파송한 한국인 선교사들은 비즈니스맨으로 가장하여 입국하는 실정이다.
 현재 동서러시아와 중앙아시아 9군데에 77개의 순복음교회를 세웠다. 이 곳에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한국 선교사 16명을 파송했고, 현지에서 배출한 원주민 선교사 76명이 배치되어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이들에게 매월 사례비를 지급한다. 현재 77개 교회에 약 1만5000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다.
 이종근 장로는 러시아 지역에 교회를 개척할 때 여의도순복음교회 청년국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1991년 하바로브스크에 교회를 세울 때 최용우 목사가 청년들과 함께 단기 선교를 와서 도와주었고, 1991년 빨치산스크에 교회를 개척할 때는 이강수 목사가 청년들과 단기선교를 왔다. 1992년 8월 사할린에 교회를 세울 때 하용달 전도사가 청년들과 단기선교를 왔다. 모스크바 1회 성회를 마친 직후였는데, 하용달 전도사는 큰 도전을 받았다며 소련선교회원들에게 선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1993년 2월, 하용달 전도사는 헝가리 선교사로 파송되었다.
 1991년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 원주민 선교가 시작되었을 때 이미 기존 선교사들은 교민들이 많은 미국 독일 등지에 파송된 상태였다. 새로운 선교지역에 청년선교회 출신 선교사들이 대거 파송되었다. 러시아 지역에 단기선교를 갔다 도전을 받고 선교사가 된 청년회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소련선교회가 유러시아선교회로 새롭게 출발한 1993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성회가 계획되었다. 하용달 선교사와 유라시아 선교회원들이 긴밀한 연락을 취한 끝에 그해 12월에 조용기 목사 초청 대성회가 열리게 되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