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용  <수필가>

 “엄마 지금 뭐 하세요?”
 여섯 살짜리 순이가 엄마에게 묻습니다.
 “응, 옆집 아줌마 드릴려고 음식을 만드는 중이란다”
 “왜 엄마가 아줌마 드릴 음식을 만들어요?”
 “응, 아줌마는 얼마 전에 딸을 잃었단다. 그래서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어. 그래서 우리가 잘 돌봐드려야 해”
 “왜 우리가 돌봐드려야 하죠?”
 “사람은 아주 슬플 때에는 음식을 만들거나 집안 청소 같은 걸 하기가 힘들어진단다. 우리 가족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지만, 아줌마는 다시는 딸과 함께 신나는 일을 할 수가 없단다. 그러니 너도 아줌마에게 도움이 될 좋은 방법이 없는지 생각해보렴”
 순이는 아줌마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얼마 후 순이는 아줌마 집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아줌마가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순이 왔니?”
 아줌마의 눈은 부어 있었고, 물기가 촉촉했습니다. 아줌마는 울고 있었습니다.
 “순이가 웬일이니?”
 “엄마가 그러시는데 아줌마가 딸을 잃어서 가슴에 상처가 나셨대요. 그래서 이걸 가져왔어요”
 순이의 손에는 일회용 반창고가 하나 들려 있었습니다. “아줌마, 가슴에 난 상처에 이걸 붙이세요. 금방 나을 거예요”
 반창고를 받아 든 아주머니는 목이 메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순이를 끌어안고 슬프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순이야, 고맙다. 네가 준 반창고가 내 가슴의 상처를 금방 낫게 해줄 거라고 믿는다”
 그녀는 순이와 함께 상점에 가서 작은 사진첩을 샀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순이가 준 반창고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딸이 생각날 때마다 그 반창고를 바라보면서 슬픔을 이겨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지금 반창고가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예수께서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마 5:4)”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여러분의 상처를 낫게 해줄 반창고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