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트콤 연기자의 웃음 |
김종철(방송작가)
최근 텔레비전의 시트콤 드라마를 보면 이전에 일반 드라마에서 근엄하고 분위기 있는 역할을 맡아 연기를 하던 중년 연기자들이 출연해서 코믹하고 오버액션 하는 연기를 자주 볼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자신들이 가꿔온 이미지도 있을 텐데 시트콤에 출연해서 소위 말해서 망가지는 연기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중년 연기자들이 젊은이들 못지않게 스튜디오에서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정통 연기라고 볼 수 없는 코믹 연기에 도전하는 것일까? 얼마 전 시트콤에 출연하는 한 중년 연기자를 만나서 그 이유를 듣게 되었는데 그 이유인즉 그동안 무게 잡고 근엄한 표정으로 연기, 또는 심각하고 고민하는 연기를 오랜 세월 해 오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성격이나 표정마저도 그렇게 변해 버렸다고 한다. 하기야 자기 역할에 몰입을 해서 완벽한 연기를 하려면 연기 할 때뿐만 아니라 배역을 맡는 순간부터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배역 속의 인물로 살아가는 것이 연기자의 직업적 특성이다 보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 연기자는 연기자 생활 초반부에 악한 역할을 맡게 되어 오랜 세월 동안 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매번 비슷한 배역만 맡게 되고 또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성격이 과격해 졌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 중년 연기자는 이왕이면 밝은 드라마,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 자신도 웃고 또 시청자들도 즐겁게 해 주는 시트콤에 출연하게 되면 자신의 성격도 밝아지고 또 얼굴의 표정도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연기자의 표정과 말투가 분명히 예전과 차이가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대본 연습을 하고 스튜디오에서 연기를 하면서 계속 웃고 즐거운 생각만 하다 보니 그동안 자신에게 있던 병까지도 다 나았다고 한다. 웃는다는 것은 비록 연기라 할지라도 분명히 나의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마음만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속의 각종 바이러스까지 퇴치시켜 준다고 한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참 좋았다고 하셨다. 우리가 웃고 즐겁게 생활을 할 때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창조하신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웃을 일이 많지 않아도, 또 화가 날 일이 많아도 웃으며 살자. 정 웃을 일이 없으면 내 삶이 시트콤이라고 생각을 하고 내가 그 시트콤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해 보자. 오늘 나와 만나는 사람들이 시청자라고 생각하자. 난 정 웃을 일이 없으면 거울을 들여다본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하도 어이없어 웃음이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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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5.08. pm 24:28 (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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