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 목사(논설위원, 중동성전 담임)

 제82회 어린이날을 얼마 앞두고 생활고 등의 이유로 세 자녀를 좁은 방에 방치한 채 가출했던 부모들의 기사가 신문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 14개월 난 딸을 낚싯대로 때려 두개골 골절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이를 말리던 부인도 주먹으로 때린 혐의를 받은 남편이 구속되기도 하였다. 이와 함께 부모들의 이혼과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버려지고 있는 아이들이 하루 평균 28명에 이른다는 슬픈 소식 또한 우리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에 현대판 고려장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 되었으며, 이혼공화국 또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오늘날 우리나라의 가정은 총체적인 위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왜 우리의 가정이 오늘날과 같은 위기에 처하게 되었을까? 단적으로 말한다면 신앙의 부재가 아닐까 싶다.
 오늘날 가정에는 믿음의 주체가 없다. 과거에는 아버지가 가정에서 믿음의 주체였다. 아버지의 말씀이 곧 가정의 법으로 통했다. 가부장적 가풍에 의해 가정내에 질서가 있었다. 아버지는 권위와 훈계로 자녀들을 양육하고, 자녀들은 효로써 부모를 공경하며 사회가 유지되었다. 또 가정의 중심에는 신앙이 있었다. 예수님 중심의 가정에는 화목이 깃들 수 있었으며,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가정의 중심은 엄격했던 아버지도, 그렇다고 신앙도 아닌 전혀 다른 것이 자리잡고 있다. 아버지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고, 아버지와 신앙이 차지했던 자리를 물질이 차지하게 되었다.
 물질만능주의. 이것이 오늘날 가정 붕괴의 중요한 원인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돈이면 다 된다는 세상. 물질 앞에서는 자녀도, 부모도, 가족도 없는 세상이 이미 도래한 것이다. 서글픈 현실 속에서 무너지는 가정을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
 오직 가정 복음화만이 붕괴되는 가정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은 하나님이 세우신 최초의 사회이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최초의 가정의 주인임과 동시에 사회의 구성원이었다. 가정이 화목할 때에는 이 세상도 평온했다. 그러나 사단의 꾀임으로 인해 선악과를 먹게 되고 가정에 금이 생겼을 때 사회도 타락하고 붕괴하게 되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나님은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하신다. 가정이 화목할 때 사회가 안정되는 것이다. 오늘날 불안한 사회를 정상으로 이끌고 안정 속에 번영할 수 있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가정만이 그 열쇠를 쥐고 있음을 직시하자.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녀가 예수님의 복음 안에서 하나 될 때 가정의 화목은 물론 이 사회에 안정이 이룩될 것이다.
 가화만사성, 결코 과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도 가정이 화목하면 세상의 모든 일이 화목하고 복될 것이다.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 1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