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민족혼을 불어넣은 어머니

 요게벳은 레위의 딸이요 아론과 모세, 미리암의 어머니이다. 모세의 부모 아므람과 요게벳은 신앙이 독실한 부부로 ‘하나님을 섬겨온 가족’이었다(민 26:59). 모세가 태어난 시기는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으로부터 핍박을 받고 있을 때였다. 요셉을 모르는 새로운 왕은 히브리 백성들을 강제노역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또 “히브리인이 낳은 남자아이는 하수에 던지라”고 명령했다.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요게벳은 ‘기도와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바로왕의 딸이 하수에서 목욕하는 것을 지켜본 요게벳은 ‘악어가 먹지않는 갈대’로 상자를 만들어 물이 새어 들어 오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진을 발랐다. 그리고 아기를 상자에 넣어 하수에 띄우고 딸 미리암에게 멀리서 보게 했다. 마침 공주가 목욕하다가 바구니를 발견하고, 열어보니 아기가 있는 것을 알았다. 이때 미리암이 공주에게 다가가 “내가 히브리 여인 중에 유모를 불러다 이 아이 젖을 먹이게 하리까”(출 2:7)라고 말하자 공주는 “이 아이를 데려다 나를 위해 젖을 먹이라 내가 그 삯을 주리라”라고 말했다. 그래서 요게벳은 걱정없이 ‘당당하게’ 자기의 아들을 키울 수 있었다.
 모세가 하나님의 종으로 소명을 받는데까지 요게벳은 큰 영향을 끼쳤다. 첫째, 모세가 태어났을 때 믿음으로 3개월동안 숨겨 기를 수 있었으며, 바로의 명령을 무서워하지 않았다(히 11:23). 요게벳의 이름뜻은 ‘여호와는 영광이시다’이다. 당시 여성으로선 지니기 어려운 거룩한 이름이었는데, 이것은 그의 가정이 얼마나 야웨 신앙에 투철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요게벳이 갈대상자에 어린 모세를 넣고 나일강에 띄운 것은 절망적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 구원의 손길에 맡기는 믿음의 행위였다. 그녀는 노아방주를 상상하면서 갈대상자를 만들었으며, 사망의 홍수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역청을 칠한 후에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물위에 띄운 것이다. 이 행위를 통하여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예수님은 구원의 방주이며, 예수님의 보혈은 구원의 역청으로 사망의 홍수가 들어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둘째로, 믿음으로 자란 모세는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 칭함을 거절하고, 도리어 자기 백성과 함께 고난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하였다는 사실이다(히 11:24∼25). 이러한 신앙적 결단과 민족혼을 불어 넣는 배후에는 단연 어머니 요게벳의 신앙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게벳은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어린 아기 모세에게 젖을 물리며 “너는 이스라엘의 후손이며, 훗날 이스라엘백성을 애굽의 노예생활로부터 구출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결국 모세는 그것을 잊지 않고 백성을 애굽에서 구출해 낸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부모는 급변하는 위기문화 속에서 자녀를 지키기 위해 요게벳처럼 자녀를 말씀 안에서 살도록 해야 한다. “너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녀야”, “넌 이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거다”란 말로 자녀에게 용기를 주고 존재에 대한 정체성과 자아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을 갖도록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어야 한다. 요게벳은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와 사무엘의 모친 한나와 같이 성경에 나타난 대표적인 믿음의 어머니로서 그 이름이 빛나 있다.

김경문 목사 (순복음영성훈련원장, 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