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실 봉사 중 차에 치어 뇌손상
후유 장애 없이 자리 털고 일어나

김헌철(오른쪽) 양명숙 집사(김포성전)

 돌이켜 생각하고 싶지 않은 1월의 추억이지만, 돌아보면 당장은 안 좋은 일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 숨은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보니 그저 모든 것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사고가 있던 1월 8일 남편은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교회로 출발했다. 성전부근 교통정리는 남편이 7년을 한결같이 해온 봉사로 남편은 김포시청부근에서 성전방향으로 돌아가는 차들과 장릉 방향에서 나오는 차들이 서로 엉키지 않도록 매주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은 남편의 사고이후 김포시청 앞 도로분리대가 끝나는 지점에 가이드 봉을 심어 안전지대가 명확히 구분될 수 있도록 해두었지만 사고 당시에는 이런 표식이 없었다.
 사고당일 남편은 여느 주일처럼 교구버스와 성도들이 타고 오는 차량이 안전하게 성전방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있었는데 반대편에서 오던 차가 남편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가해차량은 교구버스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이를 피한다는게 그만 남편을 치고 말았다. 사람이나 물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속도를 줄이며 왔겠지만 가해차량은 남편을 보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빠른 속도로 달려와 남편을 치었다.
 주변에서 함께 봉사하던 집사님들은 ‘이 순간 남편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퉁겨나갔다’고 했다. 땅에 떨어진 남편은 뇌출혈과 함께 두개골이 골절되는 등 온 몸이 피투성이가 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남선교회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남편이 병원에 실려간 후였다.
 응급실로 실려 온 남편은 심한 구토와 함께 귀로 흐르는 피로 몸 전체가 범벅이 돼 검사를 받고 있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더니 이를 두고 하는 말 아니겠는가. 중환자실로 옮겨 간 남편은 혼수상태에 빠져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갔다. 친정아버지가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셨기에 나로서는 그 방에 있는 것 자체가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이때 생각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남편의 급작스런 사고로 당황하여 어찌할 줄 모르고 있는데, 남선교회의 부탁으로 조용기 목사님이 병상에 있는 남편을 찾아와 간절히 기도해 주셨다. 남선교회 김포성전지회원들 또한 모두가 내 일처럼 릴레이금식기도에 나서주었고 같은 지역 내 성도들의 기도 또한 우리 가정에 큰 힘이 돼 주었다. 두려움이 떠난 것은 물론이었고 마음이 든든해지며 기도에 열심을 낼 수 있었다.
 의사들은 검사결과를 들어 ‘낫는다 하더라도 안면마비, 언어장애 등이 동반될 것’이라며 비관적인 견해를 말했다. 분명 그것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들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낙심되지 않았다. 하나님의 치료하심을 구할 때면 마음에 불안이 없었다.
 기적은 조용기 목사님이 다녀가신 후 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혼수상태에 있던 남편이 정신을 되찾았고 치료속도는 병원에서 예상치 못한 속도로 나타났다. 남편은 중환자실로 들어간 지 13일만에 일반병실로 옮겼고, 한 달 후부터는 스스로 대소변을 가리기 시작했다.
 감사한 것은 매일 남편의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어려움 중에도 가정의 행복이라든가 평화가 흔들리지 않았다. 나도 딸아이도 남편의 회복을 지켜보며 기도의 줄을 붙들었다. 의사의 처방과 진단 역시 이때부터는 달라졌다. 비관적으로 말하던 의사들은 “이젠 걱정 없다”며 “이 집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완치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도 남편의 ‘남선교회원 기질’은 사라지지 않았다. 병실을 다니며 보호자가 없는 사람들의 수저와 젓가락을 닦아주었고,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환자들을 도와줘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병원에서의 2개월 여 시간이 흐른 후 남편은 퇴원했고, 사고로부터 3개월이 지난 3월 8일 병원으로부터 ‘어떤 후유 장애 없이 완치되었다’는 진단을 얻게 되었다.
 소원하기는 병상에 있는 모든 환우들이 하나님을 만나 우리 가정에 일어났던 기적을 체험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