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프로그램의 녹화장을 견학하고 싶다거나 야외 촬영장을 찾아와 구경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국에 가면 신기한 것도 많이 보고 TV 속에서만 보던 연예인들도 직접 보고, 또 TV 속에서만 만나던 드라마의 세트도 직접 보고, 아마 뭔가 익사이팅 한 일들이 여기 저기서 많이 일어날 것으로 잔뜩 기대를 하고 온다. 그런데 막상 방송국을 견학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말은 한결같이 ‘시시하다’ ‘재미없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TV에서는 아주 재밌게 보던 쇼프로그램의 녹화장을 장시간 앉아서 구경한 사람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연예인도 화면 보다 실물이 못하다고 한다. 텔레비전에선 그럴듯하고 폼나는 드라마 세트도 직접 가서 보면 허름하기 짝이 없고 어설프기 짝이 없다. 누가 톡 건드리기만 해도 쓰러질 것 같은 담장, 그리고 나라도 들어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지 않은 침대 세트를 보면 실망스럽기까지 한다. 왜 그런 것일까? 왜 TV에서 보면 프로그램도 재밌고 연예인도 예쁜데 실제로 그 현장에 가서 보면 지루하기 짝이 없고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편집이라는 기술적 조정작업을 거치기 때문이다. 허름한 세트도 조명을 밝히고 카메라 앞에서만 예쁘게 보이도록 위장을 한다. 물론 뒤에서 보면 엉망이다. 쇼프로에 나온 연예인들을 무대 뒤에서 보면 협찬 의상을 입은 탓에 몸에 맞지 않아 옷핀으로 여기저기 잔뜩 꽂아놓았다. 그래도 방송에선 앞만 보기 때문에 얼마나 예쁘고 잘 생겼는지 모른다. 방송은 이렇게 보이는 데만 번지르르 한 세트와 편집을 통해서 아름다운 장면만 그리고 보여 주고 싶은 장면만 보여 주는 것이다. 일종의 트릭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 앞에 이런 트릭이 통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내 인생을 편집해서 하나님 앞에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해도 편집이 되지 않는다. 일주일 내내 세상사람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살다가 주일 하루만 교회가서 거룩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 주면 물론 교회 사람들은 그 사람의 편집된 모습만 보기 때문에 신실한 사람으로 볼지는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의 모든 생활을 편집됨이 없이 보고 계신다. 우리가 살면서 내는 NG는 하나님 앞에서 편집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눈은 방송국의 카메라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이라는 시청자가 보고 있는 오픈스튜디오에서 날마다 생방송을 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