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윤 목사 (논설위원, 영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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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에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고 한 말은 곧 자업자득이란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자업자득의 시대를 맞이한 것 같다.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본회의 종료 후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박관용 의장은 탄핵안 표결 강행의 고충을 토로하면서 결국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대통령의 오기와 대화거부에 따른 자업자득이라 했다. 국민의 여론은 대통령이 선거법위반시비에 대해 사과하고 국회는 탄핵안을 철회하는 쪽이었으나 모든 것이 국민의 뜻과는 반대로 되고 말았다. 앞으로 탄핵안이 취소된다하여도 이는 대통령에게도 국민에게도 큰 상처로 남게 될 것이며 남은 임기가 평탄치 않을 것 같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탄핵안을 가결한 야당도 자업자득을 맛보고 있다. 국민여론을 거역한 야당연합의 탄핵강행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지지도 추락, 총선참패위기, 야당자체의 붕괴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와서 탄핵취소를 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차라리 비굴하게 패하는 것보다 끝까지 서서 탄핵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당당하게 알리는 편이 좋을 듯하다. 탄핵안을 강행처리 했던 패기로 말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순간 “대한민국만세”를 외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더 많은 사람들이 보수층의 생각보다는 진보측의 주장을 따르고 있고, 여론조사마다 보수정당의 지지도 하락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보수측은 아직도 침묵하는 다수를 믿는 것 같지만 그들이 보수측이라 자신 할 수 없는 것은 보수층을 대변하는 정치인들의 부정부패가 너무 많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보수측 정치인들의 도덕성 실패가 많은 국민을 진보측에 빼앗기는 결과를 낳게 한 것이다. 그들은 오랜 세월 보수 성향의 국민성에 기대어 기득권을 향유하면서 이 나라 민초들의 마음에 애국심과 삶에 대한 비전과 꿈을 심는 일에 실패하였고 특히 젊은이들을 감동시켜 후진으로 양성하는 일에 실패하였기에 총체적인 패배를 맛보아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것이 실패한 보수층의 자업자득일 것이다.
 대통령 탄핵 때문에 온 국민이 좌우로 나뉘어 싸운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침몰할지도 모른다. 편향된 보도와 불법집회에 의한 정치선동에 감정적으로 동화되어 분별없이 어느 특정 정당만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버린다면 또 다른 독재를 경험하는 자업자득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 네거리로 갈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며 국민들도 대통령도 국회의원들도 대한민국의 헌법 앞에서 숙연해야 할 때이다. 시민혁명 운운하는 감성적인 정치선동에 휘말려 헌법과 공권력을 무시하고 파괴하는 국민들이 많아진다면 국가적 재앙이라는 자업자득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성경에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대로 행하면 삶을 얻고 복을 얻어서 장구한 시대를 누릴 것이라는 약속이 있다(신 5:32∼33).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불신앙, 불순종으로 치우쳤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기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적 갈등과 분열을 막고 이 위기를 국가발전의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얼마나 위대한 자업자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