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순 성도(도봉성전)

1년 반동안 앓은 아토피 치유
진물나던 피부에 새살 돋아나

 태어난지 두달밖에 안된 성윤이의 뽀얀 얼굴에 작고 오돌토돌한 물집이 생겼다. 나와 남편은 놀라 아이의 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다행히 크게 번지지 않아 우리 부부는 아기의 피부염이 가라앉기만을 바랬다. 밤낮으로 칭얼대는 아이의 몸을 자세히 살피던 남편은 어린 아이의 몸에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심각하게 퍼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백일이 지나자 아토피 피부염은 아기가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나와 남편은 일주일동안 작정하고 새벽예배를 드린 후 한의원을 찾아 약을 지어 먹였다. 6개월 정도 지나자 조금씩 호전되는 듯 하더니 곧 보기 싫은 상처들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 몸에 퍼지기 시작했다.
 성윤이의 얼굴과 등은 아토피로 인해 딱지가 덮이고 진물이 났다. 성윤이는 온 몸이 간지러워 미친듯이 긁었고 살점이 떨어져나가 피투성이가 됐다. 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때문에 한시간 씩 긁어주어야 겨우 잠이 들었고 두시간마다 깨어 또 다시 긁어댔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의 이불과 옷은 진물과 피로 얼룩져 있었다. 성윤이를 본 사람들은 아이가 온 몸에 화상을 입었냐고 한마디씩 하고 지나갔다. 밝게 웃으며 자라야할 성윤이의 얼굴에는 이미 웃음이 사라지고 없었다.
 말도 못하는 아이가 온 몸이 간지러워 몸부림치는 모습을 볼때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하는 생각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고통받으실 때 더 아파하셨을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피부과와 한의원에 다니는 것은 물론 아토피에 좋다는 것은 모두 해 보았다. 매주 강화도까지 온천을 다니며 아이의 몸을 씻겼고 유기농 채소즙으로 약을 만들어 바르고 죽염소독을 하는 등 좋다는 것은 인터넷까지 뒤져서 모두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식초물과 밀가루를 바르는 등 온갖 세상적인 방법에도 매달려 봤지만 아이는 물론 나와 남편도 점점 지쳐만 갈 뿐이었다. 병원에서도 정확한 치료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믿음을 가지고 바라봄의 법칙으로 기도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제 슬슬 포기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생후 1년도 채 안된 아이의 얼굴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상처로 얼룩지고 지쳐 있었다.
 문득, 아이를 핑계로 교구모임에 소홀해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이럴 때일 수록 하나님께 간절히 매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수요예배에 참석해 안수기도를 받으며 새 희망을 얻게 됐다. 우리 부부는 이제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기로 작정하고 매주 예배를 드리며 안수기도를 받았다. 아이가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우리부부는 성윤이의 완치를 선포하고 기도원에 올라가 3일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기도하는 중에도 아이는 온 몸이 간지러워서 울다 지쳐 잠들었지만 우리부부는 허상을 바라보지 말고 실상을 바라볼 것을 다짐하며 하나님만 의지했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발하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같이 뛰리라”(말 4:2)는 성경말씀을 붙잡고 아이의 몸을 쓰다듬으며 눈물로 기도했다. “하나님 새살이 돋아나고 세포조직이 살아나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우리 아기의 피부를 새롭게 만들어주옵소서”
 좋으신 하나님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기도를 모두 들어주셨다. 기도원에서 내려온지 한달도 채 안돼 세균감염으로 몸 여기저기 생겼던 임파선 몽우리들이 다 없어지고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되살아난 것이다. 지난 2월 말 주일예배 때 조용기 목사님이 “아토피가 치료됐다”고 선포하셨다. 아멘∼?
 혹시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졌던 내가 부끄러웠다. 이미 주님은 치료해주셨는데 자꾸 의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를 고통의 늪에서 건져주신 치료의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중보기도 해주신 카리스 청년선교회 에바다교구 목사님과 교구 식구들에게 감사한다.

정리=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