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순 집사(영등포대교구)

환경을 다스리는 기도의 능력 체험
내 삶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

  사람이 자기의 일을 계획할지라도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분명 하나님이심을 믿는다.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했지만 바쁜 일상을 핑계로 교회와 멀어졌다. 간간이 교회 종소리가 들릴 때면 교회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지만 생활고에 쫓기다보니 교회를 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남편은 마치 딴 세상 사람같았다. 도박에 발을 들여놓았고 끝내 가산을 모두 탕진했다. 그저 열심히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처지가 이러니 ‘죽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채웠다. 이런 때에 근처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이 교회에 같이 가자고 권하였다. 어렸을 적 교회 뜰을 밟았던 그 시절이 생각나 바로 따라나섰다.
 그로부터 한 주간 계속된 부흥회는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못했던 내 모습을 깨뜨리는 시간이었다. 다시금 교회에 나오니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보였다. 당시 텔레비전에서는 조용기 목사님의 방송설교가 나왔는데 전같으면 채널을 돌려버렸을 것을 이때는 방송시간을 기다리며 텔레비전을 봤다. 해남 땅 끝 마을에서였지만 꼭 한번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가보고 싶다는 열망이 마음 가운데 샘솟았다. 이런 상황으로 바뀌니 죽고싶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삶을 다시 일구기 위한 의욕으로 충만했다.
 해남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로 왔다. 이때부터 파출부와 식당 종업원 등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삶을 개척했다. 하지만 시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느 날 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게 되었다. ‘이제 일곱 살 된 정훈이가 길을 건너다 차에 치였다’는 것이었다. 기댈 수 있는 곳은 오직 하나님밖에 없었다. 매일 새벽예배에 나가 아이를 위해 기도했다. 서울지리에 어두워 공장과 집, 그리고 집 근처 교회만을 오갔는데 어느 날 버스 안에서 고향선배를 만났다. ‘어디 가는 길이냐’며 인사를 나눴는데 선배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가는 길”이라고 했다. 해남에 살 때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의외로 내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있었다. 선배를 따라 예배에 참석하니 심장이 멎을 듯한 감동이 밀려왔다. 아이로 인한 무거운 짐을 예수님 앞에 내려놓고 기도에 전념했다. 새롭게 만난 지역장님은 매일 찾아와 아이를 위해 헌신적으로 기도해 주었다. 이런 우리의 기도로 정훈이는 20여 일만에 깨어났다. 하지만 한 고비를 넘으면 또다른 고비를 만나는 것이 인생이라 했던가. 의사는 정훈이의 다리가 한 쪽은 마비되었고 다른 한 쪽은 성장판이 썩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말했다. 믿음으로 기도한다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기운이 쏙쏙 빠져나갔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아 기도를 쉬지 않았다. 그러자 또다시 기적이 나타났다. 11개월 간의 병원생활을 마치고 퇴원할 때 아이는 다리를 약간 절었지만 정상적으로 걸었고 지금껏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이뿐 아니다. 2001년에는 하나님의 은혜로 종업원 생활을 청산하고 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고생스러웠던 지난 시절을 생각하니 너무 고맙고 감사해 식당을 시작한 후 얼마 지나 하나님께 십일조를 100만원씩 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순전히 ‘복을 주면 헌금하겠다’는 조건부 기도였다. 그러자 마음 가운데 ‘먼저 십일조를 드리라’는 생각이 깃들었다. 즉시 하나님께 회개했고 무조건 하루에 4만원씩을 뗐다. 헌금액수만큼 팔지 못하면 가지고 있는 돈으로 먼저 채우며 십일조를 드렸다. 그렇게 시작된 십일조는 지금껏 한번도 100만원 이하로 드려본 일이 없다. 10평도 되지 않는 가게이니 처음엔 하루 매상 4만원도 채울 수 없었는데 이런 결심 때문인지 IMF 때보다 더한 경제한파 속에서도 하루에 75만원 매상이 거뜬하다. 할렐루야! 돌아보면 하나님의 은혜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내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