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기획단계에서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의 경제적 상황이다. 경제가 좋을 때는 여행 프로그램이나 쇼핑과 패션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들면 성공할 확률이 높지만 경제가 안 좋을 땐 ‘해결 돈이 보인다’ 같이 비교적 적은 투자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경제 프로그램이 인기가 좋다. 이때는 과거에 대한 향수나 고향에 대한 정서를 담은 프로그램이 나름대로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 IMF 시절에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 바로 ‘좋은세상 만들기’였고 또 요즘은 ‘까치가 울면’이라는 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아마도 영화계에서도 통하는 것 같다. 요즘 ‘실미도’라는 영화나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 역시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경제가 좋아져서 주머니 사정이 두둑해 지면 고향의 부모님이나 자신의 어릴 적 생각은 까마득히 잊고 살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그제야 고향을 생각하고 옛날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되는 가 보다. 하기야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고향을 다시 한번 그리워하고 힘들고 어렵게 살면서 그 속에서도 나름대로 행복과 기쁨을 누리며 살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승승장구 돈을 잘 벌고 먹고사는 문제가 걱정이 없어지면서 옛날 올챙이적 시절을 아예 까맣게 잊는 것보다는 이렇게 가끔씩이라도 그 옛날 먹을 것이 없고 입을 옷이 없어서 아끼고 절약하면서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던 옛날을 되짚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얘기하면 너무 억지 논리일까? 신앙생활도 그렇다. 아무런 걱정이 없고 모든 일이 잘되면 그래서 늘상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하나님께 엎드리는 시간이 줄어들다가 어려움이 닥치고 힘들어지게 되면 그제야 하나님을 찾고 안하던 기도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우리들이니까 말이다. 요즘은 정말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얘기가 많다. 여기저기 파산하는 회사도 많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매출이 줄어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방송국도 광고가 안 팔려서 어렵다고 난리다. 이럴 때일수록 하나님께 엎드리자. 올챙이적 시절을 잊고 살았다고 회개하자. 옛날에 잘먹고 잘살게 해주면 열심히 신앙생활 하겠다던 기도 소리를 까맣게 잊었다고 고백하자. 혹시 잘 먹고 잘 살 땐 기도도 안하다가 힘들어 지니까 이제서야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을 하나님께 죄송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럴 필요도 없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들의 그 정도 속성쯤은 이미 다 알고 이해하고 계실테니까. 지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간절히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 기도로 가까이 다가가 힘들다고 푸념을 늘어놓기를 바라고 계시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