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현장,  드라마 세계까지 이중 경험 각광

등산·해수욕·낚시까지 즐길 수 있어 가족 여행 선호
서울에서 2시간 거리로 하루 테마 관광 안성맞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가 세인들로부터 관심을 끌면서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그중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이면 가볼 수 있어 하루 둘러보기가 가능한 인천 중구 소재 무의도와 실미도를 찾아가 보았다.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무의도

 영종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더욱 편리해진 무의도행. 올림픽대로에서 김포공항 방면으로 가다 인천국제공항 방향으로 빠지면 영종대교에 진입한다. 영종도 잠진나루(잠진도)에서 무의도행 배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때 차량 승선이 가능하다.
 무의도는 옛날 안개가 많이 낀 날 어부들이 이 섬을 지나다 보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형상이나 아름다운 춤사위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88만 평의 섬에 6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데, 섬 중 큰 섬은 대무의도, 작은 섬은 소무의도이다. 요즘 영화 ‘실미도’로 인해 세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실미도와 연결돼 있다.
 특히 실미도 관광특수를 기대하며 섬 전체를 관광테마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민박 이외 팬션까지 등장, 무의도에서의 편안한 숙박 시설을 내세우고 있다.
 무의도는 해수욕장과 등산로, 곳곳에 낚시와 조개잡이를 즐길 수 있어 다양한 관광코스를 경험할 수 있다. 요즘엔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직행하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는데, 얼마 전 종영된 모 방송국 드라마 촬영지로 전국 방송을 타면서 탁트인 해변에 촬영용이지만 예쁜 별장까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폐기물 처리 수수료 등을 이유로 대인 1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하나개 해수욕장 외에 실미도를 마주보고 있는 실미 해수욕장이 있다. 실미 해수욕장은 2㎞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의 해변 모래사장과 100여 년 된 소나무 군락이 가장 큰 특징.  모래사장의 깊이가 30∼35m정도라서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물난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자랑이다. 그런 모래 속 암반에서 정화된 물을 끌어올려 식수로 사용, 물맛이 뛰어나고 양도 풍부하여 물 걱정이 없다고 한다.
 등산로는 호룡곡산(244km), 국사봉(230km) 등이 있다. 큰 부담없이 올라갈 수 있고, 곳곳에 조망대와 쉼터가 마련되어, 기분좋은 등산을 즐길 수 있다. 낚시는 해안이 접한 곳이면 어디서든 가능한데, 실미 해수욕장과 하나개 해수욕장, 샘꾸미 선착장 등에 낚시꾼이 몰린다. 숭어, 우럭, 농어, 망둥어 등이 잘 잡힌다.

비극의 역사 간직한  실미도

 이웃 섬 무의도와 갯벌로 연결되어 물이 빠지면 걸어서 5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다. 그런데 바로 그 길에 각종 낙지가 집을 짓고 민챙이와 칠게, 고동, 바지락이 있고, 조금만 캐도 바구니를 가득 채워 5분만에 건너기가 쉽지 않다. 단 이곳은 양식장이 함께 있어, 재미로 줍는 것까지는 주민들이 이해해주고 있지만, 호미와 비닐팩, 장갑까지 갖춰 본격적인 수집에 나서면 마찰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리 일행이 갔을 때도 관광객들에 대한 주민들의 안내가 있었다.
 아쉬운 점은 실미도 제작 세트장이 철거된 상태라는 것. 실미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실미도는 30여 년전의 비극을 상기시킬 어떤 흔적 없는 작은 무인도일 뿐이었다. 마침 관광객의 지나친 채취행위에 잠시 설명하러 나온 한 주민의 생생한 증언은 큰 흥미를 주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무의도와 실미도 사이는 5분 남짓한 거리지만, 탈출 생각은 꿈도 못 꿀만큼 철저한 고립과 감시가 있었다고 한다. 훈련의 강도가 얼마나 강했던지, 갯벌에 떨어뜨린 권총 한자루를 끝내 찾아낸 일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영화를 통해 그들에 대한 오해를 벗게 됐다는 말을 남기고 총총히 사라졌지만, 함께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아쉬움을 간직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인천=글/ 이주희 기자 jhlee@fgtv.or.kr
사진/ 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