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본 목사들에게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

 1970년대 후반, 세계적인 유명 목사들의 집회가 열려도 청중이 50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일본 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일본선교회장 임시한 장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을 오가면서 조용기 목사의 성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1978년에 일본 내에 각 지방회를 조직하여 지방 성회를 준비했다. 임시한 장로는 “믿음으로 무조건 2000명 이상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빌려 성회 준비를 했다”고 일러주었다.
 조용기 목사의 성회에 일본성도들을 참석하게 하려면 일본 교단의 원로 목사들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시급했다. 임시한 장로는 40대인 모리야 목사를 고문으로 모시고 교단 원로목사들을 찾아 나섰다. 선교를 도와달라고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칠순이 넘은 원로목사들은 젊은 모리야 목사를 ‘모리야군’이라고 부르며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임 장로는 할 수 없이 모리야 목사와 결별하고 혼자서 원로목사들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다들 만나주지 않아 선물로 갖고 간 센베이 과자만 놓고 오기 일쑤였다.
 일본 모 교단의 총회장인 아키츠카 목사는 세 번이나 찾아갔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네 번째 갔을 때 집 앞에서 손자 며느리를 만나 겨우 현관에 들어설 수 있었다. 며느리가  “한국에서 순복음중앙교회 장로가 찾아왔다”고 하자 아키츠카 목사의 “없다고 해라”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센베이 과자와 명함을 놓고 호텔로 돌아왔다. 다행히 그날 저녁에 아키츠카 목사가 전화를 걸어와 “미안하다 다음에 만나자”고 말했고, 다음에 만나서 조용기 목사의 성회에 협조해달라는 당부를 할 수 있었다.
 1978년 8월에 동경 히비야 공원 공회당에서 열린 큰 부흥집회에서 많은 결신자를 얻는 등 일본 선교가 차질없이 진행되었다. 1980년 7월부터 일본 깅끼(近畿) TV에서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일본전역에 방영했다. 임시한 장로는 일본 TV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음을 토로했다.
 “일본에서 종교침입을 당한다며 허가를 해주지 않았어요. 담당자를 만나 설득 끝에 방송 승인을 받았으나 한국에서 방송을 만들어서 보내면 계속 통과를 안 시켜주는 겁니다. 당시 우리나라 TV는 흑백으로 방송을 했지만 일본은 이미 컬러 방송을 하고 있었어요. 카메라가 없어서 골프장에서 쓰는 카메라로 촬영을 했으니 당연히 화질이 안 좋았지요. 그걸 트집잡아 또 방송을 안 해주는 겁니다. 계속 다시 제작하여 겨우 기준을 통과했지요”
 일본선교회는 일본 목사들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역동적인 모습을 직접 보면 큰 자극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여 1982년 4월 13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목사 186명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우리가 모든 경비를 댈 테니 그냥 몸만 오라고 해도 일본 목사님들이 안 오겠다고 하더군요. 우리 교회를 눈으로 보고 꿈을 크게 가지라고 설득하여 결국 초청을 했죠. 일본 교회를 부흥시키기 위해 실시한 프로그램이었어요”
 교회를 견학시키고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집중적으로 영성훈련을 시켰다. 금식기도를 권장하자 대부분의 일본 목사들이 금식을 하면서 뜨겁게 기도했다.
 “금요철야 예배에 참석했을 때 일본 목사님들이 변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냉랭하던 분들이 뜨겁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많이 받았지요”
 그해 8월 11일부터 15일까지 일본성도 425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일본성도들은 방한대성회 참석회비 100달러를 비롯하여 모든 경비를 자신이 부담했다. 일본을 다녀간 목사들의 얘기를 듣고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직접 방문하고 싶어 한국에 온 것이다. 지금은 아시아방한대성회로 확대되어 올해 16회를 맞고 있다. 전 세계 13개국에서 매년 방문객이 몰려오는데 올해 여름에 열리는 방한대성회에 참석하겠다고 예약한 외국인이 이미 3500명을 넘어섰다. 주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중국인들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신청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스 때문에 방한대성회를 열지 않았는데도 대만과 중국 등지에서 1800명이 자발적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했다.
 1983년 7월 12일부터 열흘간 빌리 그레이엄 전도협회 주최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전세계 4000여 명의 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순회전도자대회가 열렸다. 제3세계 목사들이 투표를 하여 조용기 목사가 메인 강사로 초청되었다. 일본 그리스도교단 총회장인 안도 나카이치 목사가 일본 목사들을 인솔하여 암스테르담에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본 원로목사들이 인정하지 않는 조용기 목사가 메인 강사가 되자 갑자기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다른 목사의 인도로 일본 목사들이 암스테르담 집회에 참석하였다.
 1983년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일본 일천만 구령운동의 분수령을 이룬 조용기 목사의 동경 무도관 성회가 열렸다. 그때까지 동경 무도관에서 집회를 연 목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미국의 유명목사들도 동경 무도관에 서지 못했으며, 동경의 다른 장소에서 집회를 할 때도 청중이 500명을 넘지 못했다. 임시한 장로가 애초에 무도관 대표를 찾아가서 대관을 요청했을 때 담당자는 “무도관은 종교적인 집회를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곧바로 거절했다.
 “왜 안되느냐니까 교회 집회를 허락해준 일이 없다는 겁니다. 일본의 국가 행사나 일본 국민이 원하는 행사가 아니면 절대 빌려주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일년 내내 예약이 꽉 차서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도 비는 날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일본의 추석인 오봉(8월 15일)에는 무도관 예약이 없지만 그날은 성회를 열어봐야 아무도 안 올 거라고 하더군요. 그날이라도 하겠다고 했더니, 상급기관에 허가를 받아 빌려주더군요. 아마 모일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빌려준 것 같습니다”
 일본 동경 무도관 성회에 매일 저녁 8000명이 모여 일본은 물론 미국 목사들까지 깜짝 놀라는 일이 벌어졌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