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옥 권사(동작대교구)

자궁암 털고 얻은 덤 인생
“주님 위해 살겠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75년 1월부터 교회에 나올 수 있었다. 신앙생활을 하며 맛보게 된 기쁨은 세상이 채워줄 수 없는 것으로 내 생활을 윤택하고 풍성하게 해주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니 세상은 이전과 달랐고 모든 것이 예쁘고 아름답게 보였다. 이 복된 소식을 나만 받아 누릴 수가 없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웃과 친지에게 손을 뻗어 복음을 전했다. 누구를 만나든 복음증거에 힘썼고 이 일이 얼마나 보람되고 복된지 날마다의 생활이 감격스러웠다. 그렇게 받은 은혜를 나누기만 했는데 1977년에는 교회에서 전도대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은혜를 시기하는 것이 사단 아닌가. 어느 날부터인가 아랫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참다못해 병원에 갔는데 의사는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두려운 마음이 엄습했다. 다음 날 대학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는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내렸다. 그는 자궁암이라며 “자궁을 모두 드러내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험하다”고 했다. 여성으로서의 삶은 이제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도 새어나왔다. ‘얼마나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전도에 열심을 냈는데… 하나님 이거 정말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잠시나마 이런 생각이 들자 모든 것이 허무하고 허탈했다. 마음을 다스리려 했지만 조금도 기력이 남지 않는 듯 싶었다. 절망의 끝자락에 걸터앉아 나를 돌아보니 커다란 슬픔이 몰려왔다. ‘두려움에는 형벌이 따른다’고 했던가. 다시 만난 의사는 절망 외 어떠한 것도 선택할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그나마 빨리 수술해야 몸의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술 일정을 잡아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는데 문제 앞에서 뒤로 제쳐두었던 성경책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보며 순간 ‘내 믿음이 아무 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을 때 감사를 고백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하지만 진정한 믿음이라면 좋지 않은 상황 가운데서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잠깐이나마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했던 것에 대해 회개했다. 다시 기도의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도하자 마음에 담대함이 들어왔다. 어떤 상황에 놓일지라도 하나님만을 바라볼 것을 다짐하자 나를 둘러싼 두려움의 장막이 순식간에 걷히는 듯 했다. 의사와 약속한 수술 당일이 됐다. 금요일 오후 병원에 도착했는데 ‘응급환자가 도착했다며 수술을 잠시만 미루도록 하자’고 병원 측에서 양해를 구해왔다. 두어 시간 남짓 비는 시간을 기다리다 마음속에 ‘교회로 가자’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왔다. 즉시 ‘수술을 포기한다’는 말을 남기고 병원을 나와 교회를 찾았다. 교회에 도착하자 금요철야예배가 시작됐다. 때마침 조용기 목사님이 강사로 나와 말씀을 전하셨다. 말씀으로 은혜를 받고 합심으로 기도할 때 ‘히스기야 왕의 목숨을 연장시킨 하나님께서 내 생명도 연장시켜 달라’고 기도했다. 신유기도 후 목사님이 “이 시간 자궁암을 고침 받은 사람이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셨다. 아무도 일어나는 사람이 없었고 나 또한 ‘다른 사람이 고침 받았구나’ 생각하며 일어나질 않았다. 그러자 목사님이 다시 큰 소리로 “자궁암을 고침 받은 사람은 어서 일어나라”고 말씀하셨다. 즉시 “아멘”으로 화답하며 일어서자 몸에 불같은 기운에 들어왔다. 다음 날 치료를 확신하며 병원을 찾아갔다. 나를 진단했던 의사는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며 다른 의사를 불러 들였다. 그리고는 “암이 깨끗이 사라졌다”며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할렐루야? 이후 내 믿음이 더욱 견고해졌음은 두 말할 나위 없다. 하나님의 은혜로 연장된 내 삶은 기쁨으로 충만했다. 이후로는 큰 병으로 자리에 누운 적이 한번도 없었고 주일성수와 십일조 생활은 물론 열심히 봉사하며 신앙생활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여선교회에서 봉사하던 어느 날에는 기도하던 중 성찬용 떡쌀을 하나님께 바치고 싶어 89년부터 올해까지 해를 거르지 않고 일정량의 쌀을 드리고 있다. 물론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하나님께 쌀을 드리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할 처지에 놓인 적도 있었지만 십일조라든가 쌀을 드릴 때가 되면 물질은 기가 막히게 창고를 채웠다. 이를 통해 하나님 앞에 중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란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하나님께 신실한 마음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하나님은 이후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시니 이제 걱정과 두려움이 없다. 절망을 소망으로 바꾸신 하나님을 모두가 만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