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찬 안수집사(영산교회)

위기는 곧 기회 의식 갖게 돼
매일 감사와 긍정적 생각
전직원 참석 신우예배 마련

 해마다 신년이 되어 기도원에 올라가 1년 동안 어떤 마음과 행동을 하며 살아갈 지 하나님께 기도 드리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전에는 몰랐다. 1997년 IMF 위기를 겪기 전까지 말이다. 20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그날 이후의 신앙은 내 삶의 발판을 만든 셈이다.
 교회 열심히 다니는 아내를 따라 나 역시 자연스럽게 교회 뜰을 밟았다. 그때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냥 다녔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것이다. 1992년 산업용 보일러 제조업체로 사업을 시작해 1997년 IMF 직전까지 제대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동안 공장을 임대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닿아 공장을 살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갑자기 외환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1997년 12월 말, 나는 너무나 무거운 책임감에 짓눌려 퇴근을 했다. 눈앞이 깜깜했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나라 전체가 경제적으로 흔들리는데,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 절망적인 마음으로 연휴내내 집에 있었다면, 오늘과 같은 성장은 없었을지 모른다.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동남아선교회에서 봉사하면서 사업보다 사역을 우선시할 수 있는 담대한 믿음을 배웠기에 이번에도 그런 마음으로 기도원에 올라갔다. 연합회 주최 신년축복금식성회였다. 송구영신예배부터 시작해 폐회예배까지 7∼8차례 예배를 드렸다.
 그곳에서 나는 말씀을 통해 긍정적인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강사로 초청된 목사님들이  우리의 시각이 바뀌어야 환경이 바뀐다는 것,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말씀하실 때 나는 ‘아멘’으로 받았다. 내겐 어떤 말보다 큰 위로가 됐다. 환경은 변한게 없지만 마음이 바뀌니까 사람을 대하는 태도, 미래에 대한 생각도 저절로 긍정적으로 됐다. 그건 어떤 인간적인 노력으로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 안에 성령님이 역사하시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8년 1월 5일, 다시 사무실로 출근할 때 나는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직원들 앞에 설 수 있었다. 어렵지만 함께 열심히 이겨가자고 직원들을 격려할 수 있었다.
 가능한한 허리띠를 졸라맸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이제 환경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손길을 느끼게 된 것이다.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해서인지 매출은 줄었지만 대금회수는 어렵지 않았다. 은행에서 융자를 얻어 공장을 매입했는데, IMF로 인해 은행이자가 엄청나게 치솟았다. 그러나 기도원에서 품은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일단 직원과 월급을 줄이고 사무실 경비를 최대한 줄여나가니까 은행이자도 갚아나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쉽게 사업이 풀린 셈이지만, 당시에는 모두들 어려워하고, 쓰러지는 기업들도 많았다. 그래서 늘 하나님만 바라보게 됐다. 현재는 60∼70억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어려운 때 공장을 매입하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월 첫날은 하나님께 감사의 제단을 쌓고 있다. 직원 중에 교회 다니는 사람, 특히 기독교인이라고 할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어려운 고비를 어게 넘긴 지 알고 있어서인지 전원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해가 돌아오면 기도원에 올라가 송구영신예배부터 시작해 신년축복금식성회에 참석해 조용한 마음으로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습관화 됐다.
 그때 배운 점이 매일 매일 감사로, 긍정적 사고로 보내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제2의 IMF 라고 할만큼 경기가 어렵다고 한다.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업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어려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신앙의 힘으로 극복한 데 있다고 본다. 또한 어려울 때 가족의 힘, 특히 아내의 기도후원도 내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래서인지 봉사하는 선교회에서 말레이시아지역을 담당하게 됐는데 선교사님과 사역지를 위한 중보기도의 힘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올해도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은 기독인으로서 가족과 이웃,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