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지킨 신앙, 한국교회 성장 씨앗
설 연휴를 사흘 앞둔 지금 ‘아이들과 함께 어디가면 좋을까?’ 엄마 아빠의 고민이 시작됐다. 자녀들과 함께 보낼 만한 곳 찾기가 쉽지 않은 때문인지 본지에도 이런 곳을 알려달라는 주문이 적지 않다. 여행은 물론 교육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곳, 의외로 우리 곁에 적지 않다. 사흘 간의 연휴 중 하루 이틀 정도는 국내 기독교 역사 유적지를 향해 떠나보자. 이 땅의 기독교 역사와 유적을 살펴보고 차분히 돌아보면 집으로 돌아올 때 쯤 ‘몸이 자라듯 하나님을 아는 지혜와 지식도’ 한 자나 더 자라있지 않을까?
【 인천과 강화도 】
1885년 4월 부활절 아침, 우리나라를 찾은 최초의 선교사 아펜젤러 부부와 언더우드 목사가 한국 땅을 밟은 제물포에는 현재 선교100주년 기념탑이 서있다. 인천 제물포역에 내린 후 선교기념탑에 들러 기록된 역사를 읽어보며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깨닫는 시간을 가져보자. 스스로의 신앙을 점검케 됨은 물론 자녀들의 신앙교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근에는 월미도 유원지가 있다.
동인천역 맞은 편 언덕을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우리나라 최초의 감리교회인 내리교회가 있다. 1885년 7월 아펜젤러 선교사가 세운 이 교회는 1901년 외국인 선교사들이 만든 종과 아펜젤러 기념비가 보존돼있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강화도는 한국의 복음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곳이다. 특히 1893년에 세워진 교산교회는 강화지역을 비롯해 교동도 등 인근의 섬들에 교회를 세우는데 모교회의 역할을 했다. 이 교회는 강화읍에서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하점면을 거쳐 인화방면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갈라지는 철산리, 덕산리 방향으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북한 땅도 가까이 볼 수 있다. 교회를 돌아 나와 다시 강화읍 방면으로 가다보면 한옥집 모습의 성공회 성당이 있다. 내부를 바실리카 양식으로 꾸민 강화성당은 1900년에 건립됐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식 교회 건물로 평가되고 있다. 강화성당은 대한성공회 초대 주교가 한국인에게 처음으로 세례를 베푼 곳으로 유명하다.
【 경기 남부지역 】
용인시 양지면 추계리 산 84의 1에 위치한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은 한국 기독교 120여 년의 역사를 피로 지켜온 순교자 200여 명의 유품을 보관하고 있다. 1989년 완공한 3층의 흰색 건물로 1991년 건축가협회로부터 ‘건축가 협회상’을 받기도 했다. 전시실에는 순교자들의 선영과 편지, 유품, 성경 등이 진열돼 있다. 잘 알려진 주기철 손양원 목사 외에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항거하다 순교한 50여 명의 이력에서 우리 신앙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양지 톨게이트에서 이천 방향으로 가다보면 안내판을 발견 할 수 있다.
순교자기념관을 나와 근처에 있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들르면 1988년 복원한 소래교회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2001년 11월 개관한 이천시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이 박물관에는 한국 기독교 역사와 관련 있는 각종 도서와 신문 잡지 문서 엽서 사진 등 10만 여 점이 소장돼 있다. 기독교문사 한영제 장로가 수집한 것이 대부분으로 이곳에는 세미나실이 있어 공개학술세미나와 주제별 자료전시회 등이 열리고 있다.
【 충청지역 】
충남 천안시 병천면 용두리에는 유관순 열사의 생가와 매봉교회가 담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붙어 있다. 인근 매봉산에 오르면 병천 만세운동 기념탑이 있으며 독립기념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순대국도 병천서는 빼놓을 수 없는 명물. 공주시 중동에는 1907년 윌리엄즈 선교사가 세운 충남지역 신교육의 발상지 영명학교가 있으며 충북 청주시 상당구 탑동에는 선교사들의 거처였던 양관이 남아있다.
【 호남지역 】
남해 바다가 보이는 전남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에는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의 온기가 남아있는 애양원과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이 있다. 애양원은 1904년 오웬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나환자들을 위한 기관으로 손양원 목사는 39년 2대 목사로 부임해 50년 순교할 때까지 목회를 했다. 경치가 아름답고 교통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는 1893년 세워진 전주 최초의 교회인 서문교회와 종탑이 있고 1900년 개교한 호남지역 최초의 여학교 기전여고가 있다.
【 영남지역 】
부산시 동구 초량1동에는 1892년 베어드 목사에 의해 설립된 부산지역 최초의 교회인 초량교회가 있다. 특히 이곳 역사관에는 주기철 목사가 쓰던 강대상 등이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부산 지하철 장전동역에 내리면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 천주교인들이 겪은 순교사가 잘 보존된 오륜대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도 찾을 수 있다.
【 제주도 】
북제주군 조천읍 와흘리에는 제주지역 최초의 선교사 이기풍 선교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다. 한라산 등 수려한 경관을 마주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기독 명소다. 제주도에 10여 개 교회를 개척한 이기풍 목사의 자취를 따라가는 것도 제주 기독교 유적탐방으로는 제격이다. 지난 1997년 문을 연 이기풍 선교기념관에는 사료실이 있어 이기풍 목사의 일대기와 초기 제주도 선교사를 볼 수 있다.
[ Tip ]-----------------------------------
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 추천
한국교회 순교현장 순례
◎ 당 일 코 스 : 서울 정동일대(덕수궁 대한문, 배재학당 터, 정동제일교회,
언더우드 사택 터, 이화학당 터,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
인천 한국교회100주년기념탑, 제암리교회, 양화진선교사묘지
◎ 1박2일 코스 : 정동제일교회, 양화진선교사묘지, 절두산성지, 제암리교회,
유성온천(1박)->병천 매봉교회(유관순 생가), 용인 소래교회,
용인 순교자기념관
◎ 2박3일 코스 : 정동제일교회, 양화진선교사묘지, 절두산성지, 제암리교회,
유성온천(1박)->김제 금산ㄱ자교회, 영광 염산교회,
영광 야월교회, 여수 애양원(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
여수(2박)촢 병천 매봉교회(유관순 생가), 용인 소래교회,
용인 순교자기념관
글/박재형 기자 jhpark@fgtv.or.kr
사진/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