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직원들에게 사업체 맡기고 해외성회 동행

 조용기 목사는 교회를 설립한지 6년 되던 해인 1964년부터 해외선교여행을 시작했다. 미국하나님의성회 본부측으로부터 ‘교단 창립 50주년 기념식’ 초청장이 온 게 시발점이 되었다. 당시 100달러를 마련해 미국에 간 조용기 목사는 기념식에서 유창한 영어로 한국교회의 상황과 비전을 알리고, 소망이 넘치는 메시지를 전했다. 첫 미국 선교여행길에 나선 조 목사는 두 달간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집회를 인도했다. 그때부터 조용기 목사는 세계 전역을 다니며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1976년에 조용기 목사의 해외선교를 지원하기 위해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가 결성되었지만 해외성회에 동행한 교인은 많지 않았다. 1978년에 연합회 산하 일본선교회가 창립된 이후 일부 집회에 몇몇 사람이 동행하는 정도였다. 정두현 장로가 당시 상황을 전했다.
 “1964년에 조 목사님은 미숫가루를 가지고 다니시면서 선교하셨어요. 혼자 가시기도 하고 최자실 목사님과 함께 가시기도 했지요. 해당 국가에 선교사님이 파송되어 있으면 선교사님이 목사님을 현지에서 모시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거의 혼자 해외선교를 다니셨어요”
 그러던 중 1980년에 미주선교회와 유럽선교회가 출범했다. 정두현 장로와 이광웅 장로가 미주선교회와 유럽선교회 초대회장직을 각각 맡았다. 정두현 장로는 “당시만 해도 실업인선교회 회원들이 작은 사업을 하거나 자영업에 종사했죠. 자기 돈 들여서 목사님 해외성회에 따라갈만큼 넉넉한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게다가 해외여행 하기가 힘들 때 였어요. 그때는 단수여권이었는데 여권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죠”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가끔씩 해외성회에 동행한 적이 있는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회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조용기 목사를 따라다니기로 결심했다. 당시 임시한 장로, 차일석 장로, 故 정연수 장로도 동행했다. 현지에서 장로들이 하는 일에 대한 정두현 장로의 설명이다.
 “목사님이 성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자잘한 일을 돕는 거죠. 집회 때 기도받으려는 사람들 줄도 세우고, 목사님께 기도제목을 전달해달라며 쪽지를 주면 받아놓고, 한국으로 연락할 일이 있으면 대신하죠. 목사님을 모시지 못한 모임에서 우리 장로들에게 간증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목사님이 한식을 좋아하시니까 한국식당도 알아놓고, 혹시 목사님을 해치려는 사람이 있는지 유의해서 살펴보는 일도 했죠”
 정두현 장로는 해외선교에 동행하면서 조용기 목사의 새로운 면을 많이 발견했다고 한다.
 “그전까지만 해도 목사님을 잘 몰랐어요. 카리스마가 넘쳐서 대하기 어려운 분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였죠. 같이 다니면서 정말 서민적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죽을병에 걸렸다가 살아난 데다 가난을 겪었기 때문에 서민적이고 사랑이 많은 분이에요. 그리고 세상을 너무 모른다고 생각될 정도로 순박해요”
 1980년 2월 두 사람이 하와이 집회에 갔을 때의 일이다. 집회를 성공리에 마치고 조 목사는 다시 오클라호마로 가게 되었다. 두 사람은 이미 일주일이나 회사를 비운 상태였다.
 “목사님께 하와이에서 그냥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지요. 목사님이 혼자 오클라호마로 가시려니 섭섭하신 가봐요. 목사님이 ‘정 집사. 계시가 오는데, 나와 함께 가야겠는데…’ 하면서 장난스럽게 말씀 하셨지만, 함께 갔으면 하는 눈치셨어요. 아쉬워하는 목사님을 두고 그냥 우리끼리 귀국했지요”
 당시 정두현 장로는 진양화학에 하청을 주어서 10년 간 미국 시카고에 있는 NSC라는 회사에 토일렛 키트라는 세면 도구를 수출하고 있었다. 물건을 컨테이너에 적재하기 전, 마지막으로 검사를 해야 하는 일 때문에 귀국한 것이다.
 “참 이상했어요. 10년 간 아무 일 없었는데, 그때 하필 사이즈가 좀 적다면서 클레임에 걸려서 물건이 다 되돌아왔어요. 굉장히 회개했어요. 담임목사님이 선교하시는데 혼자 가시게 하다니, 하는 생각에 후회가 많이 되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한번 나가면 끝까지 있다가 목사님과 함께 돌아왔지요”
 이야기를 들고 있던 이광웅 장로의 눈이 커졌다.
 “나도 그런 일이 있었어요. 당시 사우디 건설현장에 건설 자재 납품을 했는데 처음으로 사이즈가 맞지 않다며 반품이 들어왔어요. 저도 그때 회개를 많이 했지요”
 이광웅 장로는 제3세계 집회에 갔을 때 엄청난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고 해외성회에 더욱 열심히 동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1980년 9월 파키스탄 집회에 갔을 때였어요. 연인원 1만명이 모여 결신자만 5000명이나 되었던 집회였죠. 설교 마치고 외국 목사님과 조 목사님이 단상에서 안수기도를 해주었어요. 외국 목사님께 안수 받는 사람들은 그냥 내려가는데, 조 목사님께 안수받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퍽퍽 쓰러지는 겁니다. 다음 사람을 기도받게 하기 위해 그 사람들을 옆으로 끌어내어 눕히느라 힘들었지요. 일곱 살짜리 앉은뱅이 남자 어린이가 기도받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목격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성령의 역사를 보면서 ‘조 목사님을 잘 모시는 것이 선교하는 길이다. 내가 모든 정성을 쏟아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키스탄 집회 때 이광웅 장로는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한다.
 “도무지 먹을만한 음식이 없었어요. 치킨 카레 정도가 있었는데 그것도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군요. 아이스크림과 물만 먹고 견디다가 이질에 걸려서 거의 죽을 정도로 고생했어요. 그런데 조 목사님은 멀쩡했어요. 조 목사님은 보기에 안쓰러웠던지 ‘이 집사는 믿음이 적으니까 병에 걸리고 나는 믿음이 크니까 병에 안 걸린다’며 농담처럼 말씀하시더군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