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도 집사(강서대교구)
바라봄의 법칙… ‘환경을 바꿨다’
중보기도 위력 직접체험 계기 돼
오랜 시간 교회를 다니며 교회문화에 익숙한 나였지만 재작년 아버지의 그 일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신앙생활의 참 맛을 알지 못했다.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우리 가정은 식구 모두가 일을 갖고 있는 터에 아침에 출근하면 저녁이 되어야 서로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이런 우리 가정의 사정으로 아버지는 하루일과 대부분을 홀로 지내셔야했는데 이것이 화근이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며 아버지는 보이지 않게 변하고 있었다.
문제는 아내와 나 누구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인데 2001년 4월 어느 날이었다. 출근해 일과를 시작했는데 아버지가 다니시던 병원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아버지는 감기로 병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 의사를 만나보니 ‘치매 같다’는 것이었다. 하루 사이에 이미 아버지는 전에는 만나볼 수 없었던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스스로 소변을 가리지 못했고 아들인 내 얼굴도 며느리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게 이런 것인가.
뜻밖의 일에 충격을 받을 사이도 없이 ‘좀 더 큰 병원으로 옮겨 보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다음날 대학병원으로 옮겨 아버지의 상태를 알아보기로 했다. 하루사이에 아버지의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뇌 상태를 진단해 보기 위해 MRI를 찍어야 하는데 의사가 당신을 죽이려 한다며 막무가내로 거부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니 병원 측 시선이 곱지 않았고 병실로 옮겨서는 아버지의 손과 발을 침대에 묶어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억장이 무너졌다. 그렇다고 아버지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지도 못했지만 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한번도 보지 못했기에 충격이 여간 크지 않았다.
당황하고 있는 나와 달리 아내는 용감했다.�ㅎ틂뺨� 교구식구들에게 기도를 요청하며 이미 치매에서 놓여남을 받은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열심을 다해 기도했다. 나 또한 아내의 이런 모습에 도전 받아 열심히 기도하며 선교회 식구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감사한 것은 모두가 내 일처럼 기도해주었고 수시로 심방해 주었다. 하지만 아버지를 괴롭히는 사단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6개월 여 동안 기도했지만 별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는데 아내는 이런 내게 ‘더 열심히 기도하자’며 식구 모두가 마음을 다잡도록 독려했다. 병원에서는 ‘의학적으로 할 만한 것은 다했다’며 퇴원할 것을 종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아버지의 뇌는 절반 이상의 세포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의학적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뒤로하고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오려니 난감했다.
절반 이상의 뇌 세포가 죽었다는 아버지였는데 신기한 것이 하나있었다. 80년 이상 가졌던 대부분 습관을 잃으신 아버지는 매일 틈나는 대로 성경을 읽으셨고 주기도문을 외우셨다. 아내와 나는 ‘이제 이 시험이 머지 않아 끝난다’는 것을 믿으며 더욱 열심히 기도에 매달렸다. 그러자 집으로 돌아 오신지 보름만에 아버지가 대변을 가리기 시작했고 한달 만에 아들을 선생님이라 부르고 며느리 또한 아내라 부르던 아버지가 사람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의학적으로 뭐라 설명할 수 없다’며 기적이라했고 그 뒤 아버지는 건강을 되찾아 집과 교회 그리고 경로당 등을 오가며 지금껏 건강한 생활을 하고 계신다.
소망하기는 질병으로 고통 당하는 우리 이웃 모두가 내가 체험한 예수님을 만나 영혼이 잘되고 강건하며 범사에 잘되는 삼중축복을 모두 누렸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