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윤 목사(논설위원)

 예수님이 탄생하셨던 시절 이스라엘 사회에는 기쁨도 희망도 없었다. 당시 통치자 헤롯 왕은 로마에 아부하는 꼭두각시였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아들 3명과 아내까지 죽인 폭군이었다. 세리들을 동원하여 무거운 세금을 거두어 들였으며 성전건축을 비롯한 토목공사를 일으켜 경제적으로 무척 어려웠으며 백성들의 진정한 목자가 되어야 할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권력과 결탁하여 성전에서 돈벌이에 급급하고 신앙은 형식만 남게 되었기에 예수님께서 “회칠한 무덤”이라 책망하고 “독사의 새끼들”이라 지적하셨다. 그래서 예수님 앞으로 모여오는 수많은 군중들을 보시고 “목자없는 양들”이라 여기시고 병을 고쳐주시며 귀신을 쫓아내 주셨다. 그리고 땅에 속하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새로운 질(質)의 삶을 가르쳐 주셨다.
 세상은 거짓과 위선, 가난과 질병, 억압과 절망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예수님은 캄캄한 하늘에 신비하게 빛나는 별의 주인공으로 오셔서 참 평화와 큰기쁨을 주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인간 구원의 계획을 세우신 하나님의 뜻이 구약성경에 “메시아 예언”으로 기록되었고 경건한 사람들은 이 예언의 성취를 기다려 왔었다. 예수님 탄생하시던 그때에도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찾아와서 경배했다 했으니 그들은 구약 민수기 24장 17절에 예언된 야곱에게서 나올 “한 별”을 기다리던 사람들이었다.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를 찾아와 경배드렸던 목자들도 메시아를 기다리던 사람들이었고 탄생 33일이 지난 후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만나 기뻐 찬송한 시므온이라는 노인 역시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그가 기다리던 이스라엘의 위로는 구약 이사야 66장 13∼14절에 기록된대로 “어미가 자식을 위로함같이 내가 너희를 위로할 것인즉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니 너희가 이를 보고 마음이 기뻐서 너희 뼈가 연한 풀의 무성함 같으리라”고 한 메시아 예언이었다. 하나님은 언제나 기다리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지으신 생물들도 기다릴 줄 안다. 매미는 유충으로 7∼13년간 기다렸다가 짧은 기간 노래하다 사라지며 미꾸라지는 비가 안와도 6년까지 땅속에서 물이 스며들기를 기다릴 줄 안다고 한다.
 우리도 기다려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혼돈과 무질서, 폭력과 불의로 캄캄하다 하여도 “하나님의 구원과 위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나라는 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가면서 성탄절을 맞이하는 이때에 그리스도인들은 첫 번째 성탄절을 맞이했던 사람들처럼 하나님의 위로를 기다리는 태도를 가져야 하겠다. 막연한 기다림이 아닌 적극적인 기다림의 자세로 기도하고 참여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힘써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