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균 안수집사(종로중구대교구)

40여일간 눈물의 기도, 신앙성숙 계기
보혈의  능력으로 죽음의 문턱 넘어서

 계속되는 위의 통증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것이 지난 9월 말이었다. 수면 내시경 마취에서 깨어나 보니 자녀들이 병원에 와 있었고 그들의 얼굴은 매우 상기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의사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급히 뛰어온 듯 했다. 깨어나면 검사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해달라고 부탁한 터라 의사는 나와 자녀들을 한 자리에 불러놓고 이야기했다.
 “위의 오른쪽 상단부분이 많이 그리고 깊게 패어 있어 심각합니다. 암입니다. 만일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전이됐다면 수술은 불가능합니다”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나에게 닥칠 일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자녀들을 진정시키려 애써 마음을 가다듬어 보려 했으나 내 안에 소용돌이 치는 괴로움은 주체할 수 없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뒤늦게 홀로 병원을 찾아온 아내에게 의사는 “그냥 마음 편히 지내시도록 해주세요.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고 하면 해드리고요. 수술을 해도 길어봐야 6개월 밖에 못 사실겁니다”라고 말했단다.
 가족 모두 충격을 애써 감추려 했지만 모두들 힘겨워했다. 그러나 주저 앉아 있을 수 만은 없는 일, 1차 조직검사의 결과와 2차 정밀검사를 받기 전까지 온 가족이 매달려 하나님께 기도하기로 했다. 10월 첫 주일 ‘이겨놓은 전쟁’이란 제목의 설교를 들으면서 나와 가족들은 질병의 저주로부터 건져달라고 기도했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능력으로 치료될 것을 바라보았다.
 가족들은 릴레이 금식을 하며 기도했고, 심지어 예수님을 믿지 않는 누이와 동생까지도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가며 눈물로 기도했다. 2차 검사를 받으러 가는 날 아침, 1차 조직검사의 결과가 나왔는데 뜻밖의 일에 의사는 당황해 했다.
 1차 조직검사 결과 암세포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의사는 기적을 운운했다. 보통 내시경 검사 결과 암으로 판명되면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나올 확률은 거의 90%. 반면 암 세포가 발견되지 않을 확률은 10%미만이라는게 의사의 설명이었다.
 검사 결과는 설교말씀에서처럼 이미 이겨놓은 전쟁의 승전보였다. 그러나 승리의 함성도 잠시 뿐 일주일 뒤 나온 2차 조직검사와 CT촬영 검사 결과에 대해 의사는 문제를 제기했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의사의 번복에 식구들은 또 다시 긴장했다.
 한 번에 응답하시지 않는 것에 대해 가족들은 하나님을 원망하기 보다는 혹 각자의 신앙이 나태했던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느슨했던 신앙의 나사를 조여 나갔다. 이번 일로 한동안 주일성수를 지키지 않았던 막내 아들은 다시 교회를 출석하게 되었고 나 역시 매너리즘에 빠졌던 신앙을 회복하면서 아내와 함께 매일 아침 기도의 제단을 쌓아 나갔다.
 교회를 출석하는 형제들은 새벽예배와 철야예배, 금식기도를 해가며 신앙의 열심을 회복해 나갔다. 특히 감사했던 일은 평생가도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보지 않을 것 같던 누이와 동생이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가며 나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는 사실이었다.
 11월 4일 3차 검사를 받기까지 가족들의 기도와 간구 그리고 감사의 고백은 그칠 줄 몰랐다. 특히 추수감사절기 특별새벽기도회 기간 동안 한마음 되어 기도했던 가족들의 기도는 하나님이 곧 암의 뿌리를 뽑아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11월 12일 3차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그동안 검사를 지켜보던 의사는 작은 흉터만 남은 위의 사진을 최종적으로 보여주며 암 세포가 사라졌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40여 일간 눈물로 기도하던 문제가 하나님의 은혜로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오르더니 감사의 고백이 연이어 나왔다.
 연약한 나의 믿음을 일으켜 세워 주시고 가족이 한 마음되어 기도하게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진정 감사했다. 기적을 보여주시며 믿지 않는 형제들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기적으로 고침받았다는 간증을 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영광돌린다.
 끝으로 지면으로나마 나를 위해 눈물로 기도해주신 목회자님들과 교구 식구들, 남선교회 수전실 그리고 순복음가족신문사와 교무국, 장애인대교구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