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규 목사(여의도직할성전 담임)

 올해는 유난히도 자살사건이 많이 일어났다. 카드 빚 때문에, 가정불화로 혹은 생활고로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살 행렬이 이어졌다. 이러한 자살은 모두 우울증으로 인한 합병증에서 비롯돼 주변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겪는 우울한 감정은 보통 가치관의 상실에 따른 반응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정서는 슬픔의 감정과 비슷한데 슬픔의 감정은 일정기간 지나면 사라지는 게 일반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부정적인 가치관을 버리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갖게 될 때, 내면의 슬픔은 곧 없어지고 그에 따라 우울증이나 자살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대체적으로 나무들은 봄이 되면 채워진 생명의 기지개를 켜고 싹을 틔운다. 여름 내내 무성하게 자라 가을이면 결실을 맺는다. 풍부한 열매를 맺은 후에는 또 깊은 겨울잠을 잔다. 봄에는 왕성한 활동을 보이다가도 추운 겨울만 되면 속을 꽉꽉 채우고 깊은 잠에 빠지는 나무를 볼 때면 나도 모르게 가치관의 변화를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의 일을 대비해 무언가를 준비하는 지혜로운 사람들을 볼 때가 있는 반면 다가올 어려움을 대처하지 못해 고생하는 이들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런가하면 서두에 언급했듯이 자신의 목숨을 무가치한 것으로 인식하고 생을 마감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볼 때도 있다.
 부정적인 가치관을 안고 살아가는 이러한 사람들을 볼 때면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들은 인생의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자신의 영혼을 풍성하게 가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라는 인식 속에 자신을 존귀한 존재로 여기는 자세의 가치관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가치관의 변화는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한 예로 난 우리나라가 정말 축복받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비록 영토는 작고, 자원은 없으나 뚜렷한 사계절이 있고 모든 것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저력이 우리 민족에게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또한 하나님의 축복으로 과거에 비해 환경적인 조건이 선진국화되었고 지식적인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명철함을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해외에서 살다보면 개인 한사람에게 내려주신 총명함이 국내에서는 별 감동 없이 느껴질지 모르나 해외에서 보면 한민족의 능력은 감탄할 만큼 대단하다.
 하지만 요즘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 한민족의 놀라운 저력을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고 민망할 때가 많다. 서로를 존중하거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권을 보면서 혹여 가치관의 결여가 빚어낸 결과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기만 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망각하고 오로지 나만 생각한다면 개개인의 가치관이 상실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위주로 인한 비극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치관을 바꾸자. 나를 존중하고 또 나를 사랑하는 만큼 이웃을 사랑하고 존중해 주는 가치관으로 바꿔보자. 그러면 우리의 부가가치는 누가 올려주지 않아도 자연히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