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 (국민일보 종교국)

 “그 집 자녀교육 성공했던데”라는 말을 들어보면 대개 자녀를 일류대학에 진학시켰다는 부모의 이야기다. 물론 자녀가 좋은 성적으로 우수한 대학에 입학한 일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자녀를 잘 키웠다는 평가가 부모 노릇의 내용이 아니라 자녀를 어느 대학에 입학시켰느냐로 점수가 매겨지는 현실이 아쉽다.
 이는 학벌우선주의 성공지상주의 등의 사회 분위기가 사라지면 달라지겠지만 부모 노릇이 먼저 달라지면 사회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자녀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보다는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가진 자녀로 키워야 한다. 나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 권력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약자를 위해 진정한 용기를 내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의 명문학교는 어린 시절부터 기본 교과과정 외에 훌륭한 시민이 되기 위한 교양과 매너 교육을 철저히 시킨다. 식탁에서 혹은 공공장소나 회의석상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나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를 이론과 실습으로 철저히 몸에 배게 교육시키는 것이다. 단순히 성적을 올리고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훌륭한 시민이 되는 것이고 바로 그것이 진정한 일등국가를 만드는 길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녀들이 건전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 정서적 안정감,자발적인 동기를 갖도록 도와줌으로써 조화롭고 원만한 부모 자녀 관계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자녀들과의 신뢰감 형성을 위해 자녀들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자녀들의 행동을 일일이 추궁하지 않고 믿어주어야 한다. 또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자녀들과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자녀들의 부당한 요구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보상체계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또 자발적인 동기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심사숙고해서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