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숙 권사(김포성전)

권사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하며 문제해결 위해 기도
      
 1987년 권사회 성가대 창단과 함께 지휘자로 봉사를 시작했다. 어느 모임이나 마찬가지지만 우리 권사회 성가대 역시 창단 후 몇해 동안은 자리잡기에 애를 먹었다. 파트 개념이 없는 단원들을 파트별로 나눠 연습시키기 위해 나는 내 생활을 그 일에 맞춰야 했다. 개인적인 욕심도 많았다. 기성 성가대에서 소화하는 모든 곡에 도전했다. ‘힘들다, 불가능하다’라는 대원들간 불평이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로 바뀌기까지, 쉬운 여정은 아니였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대원들의 실력에 내심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예배에 설 때 악보를 보지 않는 훈련은 참으로 어려웠다. 악보를 외우기 위해 늘 이어폰을 꽂고 다니고, 집에서도 성가곡을 크게 틀어놓아 어떤 때는 아이들이 그곡을 먼저 외울 정도였다.
 집안에서 교회에서 어른 대접을 받는 권사들이 성가대에서 받는 스파르타식 교육은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원들은 열심히 따라와 주었다. 가끔씩 대원들로부터 듣는 간증도 내겐 큰 활력소가 된다. 아들을 의사로 둔 한 대원은 오랜기간 심한 비염으로 고생을 했지만, 치료할 때 뿐 그 외에는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전부터 성가대 오기를 소원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의 봉사생활을 하던 중 어느새 비염이 깨끗이 사라진 것.
 이렇게 권사회 성가대에 내 모든 생활을 투자한 것은 하나님께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약속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교회 가자는 친구들의 권유에도 끄덕없었던 나였다. 그러나 결혼 후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내 힘으로 안되는 것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건 사람의 힘으론 할 수 없다. 신이 있다면 그분께 맡겨야 한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가까운 곳에 교회가 있었다. 교회에 나온 뒤부터 나는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됐다. 곧 아이들도 교회로 데리고 나왔다. 남편은 자신만 빼고 가족 모두 교회에 나가자 처음에는 ‘나만이라도 중심을 지켜야 한다’며 교회 가자는 내 부탁을 이리저리 피했다. 하지만 6개월 뒤 남편 역시 교회로 발길을 돌렸다.
 온 가족이 교회에 나오자 변화가 시작됐다. 당시 우리집 말썽꾸러기였던 큰 아들과 막혔던 대화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교회 나올 때만 해도 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던 자녀 양육에 대한 문제의 실마리가 하나씩 해결돼갔다. ‘믿음’은 그렇게 큰 파워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5일 있었던 수능시험에서 어머니들의 간절한 기도를 보면서, 우리 자녀들을 잘 키워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새롭게 다가왔다. 내 문제를 해결해 주신 하나님께 나는 봉사로서 헌신할 것을 약속드렸다. 그리고 마침내 적성에 딱 맞는 권사회 성가대라는 봉사처를 만났다. 하지만 앞서 밝힌 것처럼 쉽지 않은 곳이었다. 일단 내 시간이 없었다. 하나님께서 자녀 문제를 해결해주셨기에 그 은혜에 감사해서 봉사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제가 여기에서 봉사를 하려면 아이들 교육은 주님께서 책임져 주셔야만 합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봉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의 범사가 형통하다는 것이다. 교회 일에 바쁜 엄마를 같은 신앙인의 눈으로 봐주었는지,아이들은 모든 일에든 내가 하는 일에 협조를 잘 해주었다. 학업성적이 아주 뛰어나진 않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자신의 일은 스스로 알아서 했다. 시험 성적에 비해 좋은 곳으로 추천받았다며 큰 아들이 남긴 말은 지금도 내 마음 한켠을 떨리게 한다. “어머니 상급이 저에게 주어졌나봐요” 그렇게 세자녀 모두 재수 한번 안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의 길이 형통한 것을 느낄 때마다 아버지, 어머니를 떠올린다고 한다. 보잘 것 없이 작은 존재인 나를 들어 써주신 하나님, 그리고 우리 가족을 신앙 안에서 하나로 만들어 주시고 그리스도의 풍성한 사랑으로 채워주시고, 또한 지금까지 봉사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