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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도와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생활
꿈 속 생생한 지옥 경험 후 예수님 영접
베푸는 삶 강연하며 예수보혈 능력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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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권용 안수집사(동해반점, 중앙로교회)
       
        
 대구 남구 봉덕동에 위치한 ‘동해반점’ 아저씨 박권용 안수집사. 얼마 전 햄버거 CF에도 출연해 낯익은 그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지나치지 못한다. 비록 월세를 내면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형편이지만, 한데서 잠을 자고 쭈그리고 앉아서 동냥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 점심도 사주고, 목욕비도 주고,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용돈도 쥐어준다. 그런 그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자랑스런 대구시민으로 뽑혀 여러 차례 상을 받았고 청와대도 다녀왔다.
 요즘은 그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 초등학교 중퇴란 최종학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주부대학, 공무원연수원 정신교육, 육군안보교육, 경찰관 정신교육, 교도소 정신교육, 전국 중·고등학교 정신교육, 대학 인생교육, 교회 간증집회 강사로 1주일의 대부분은 강의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식당 한켠에 붙어있는 달력에 빼곡히 적혀있는 일정이 그가 얼마나 유명인사가 됐는지 가늠케 했다. 뿐만 아니라 CBS ‘새롭게 하소서’, MBC ‘인간시대’ ‘세상사는 이야기’ ‘칭찬합시다’ ‘박경림의 길거리 특강’, KBS ‘이것이 인생이다’ ‘특집 인간기행 다큐멘터리’ 등 방송출연도 잦아 식당 일은 바쁜 그를 대신해 아내가 대부분 도맡아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일은 타고 태어난 것같심니더. 자장면을 만드는 기술을 배운 것도 어려운 이웃을 돌보라꼬 하나님이 주신 기술이라 생각하는데예, 이 일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더”
 그는 경남 합천의 한 ‘깡촌’에서 태어났다. 세살 때 어머니께 버림받고 새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2살 되던 해부터는 돈 벌러 떠난 아버지와 새어머니, 동생들을 대신해 할머니를 돌보며 고아 아닌 고아처럼 살았다. 그러나  자신을 버린 친어머니를 찾겠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집을 떠나 대구로 나왔다. 돈 한푼 없어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허기를 채워야 했던 그는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서글픔보다 추위와 배고픔이 더 견디기 어려웠다. 운좋게 철공소에서 일을 하게 됐지만 욕지거리를 듣고 발에 차이면서 일을 배웠다. 그 때 그는 자장면과 첫인연을 맺었다. 철공소에서 일한 지 며칠되지 않은 어느 날, 야식으로 자장면이 나왔다. 국수에 팥죽얹어 놓은 것 같이 생긴 음식을 먹을 줄 몰라 손가락으로 쪽쪽 소리나게 빨아먹었다. 그 때 처음 맛본 자장 맛에 박 집사는 황홀해 했다. 이후 화교가 운영하는 ‘금성원’이란 중국집에 들어갔다. 당시 13살의 나이였는데 고된 펌프질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19살때까지 그 곳에서 일을 배웠다.
 금성원에서 일할 때였다. 추운 겨울 낮 배달을 위해 달동네 오르막길을 오르던 중 한 소녀가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소녀는 연탄을 들고 오르막을 오르다가 실수로 떨어뜨린 것이었다. 그 동네는 연탄 한 장, 두 장 사다가 며칠을 때며 겨울을 근근이 이어가는 달동네였다. 그는 배달 일을 마치고 두 달분의 월급을 찾아 연탄 50장을 사서 소녀의 집에 배달시켰다. 그런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칭찬이 돌아왔다.
 그 때 그는 하찮은 일일지라도 남에게 작은 도움을 주면 대접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건이 있은 후 그는 남을 도와주는 일에 재미를 붙였다. 보약 한 번, 옷 한 번 제대로 사입지 못했지만 남을 돕는 것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멋진 새 옷을 걸치는 것보다 더 배부르고 더 따뜻했다. 그러나 진정 그가 남을 돕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예수님을 만난 후였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그는 남에게는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을지 몰라도 아내(구영숙 집사)에게는 인색하고 몰인정한 사람이었다. 그는 교회가 싫었고, 예수믿는 사람들이 싫었다. 모두가 이기적인 예수쟁이일 뿐이었다. 교회없는 곳에서 살아보겠다고 몇 번이나 이사를 다녔건만 대구에서 교회가 없는 곳은 없었다. 근처에 교회가 없어 자리를 잡아도 곧 작은 교회가 세워지곤 했다. 아내의 성경책을 전봇대에 걸어놓기도 하고, 주방칼로 토막을 내기도 했다. 그것도 모자라 교회를 불살라 버리겠다고 석유통을 들고 나간 적도 있었다.
 강팍했던 그는 그즈음 밤마다 꿈에 시달렸고 어느 한 날 꿈을 통해 지옥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잠에서 깬 그는 일어나자마자 당장 교회부터 찾았다. 교회를 다니면서부터 가정은 평안을 얻었다. 교회간다고 핍박하는 사람이 없어졌으니 욕하는 소리, 우는 소리, 살림 망가지는 소리도 덩달아 사라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남에게 베풀어주는 마음의 자세였다.
 “이전에는 인사받고 우쭐해지는 맛에 남을 도와주었심니더. 하지만 예수님을 알고부터는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되었고 나를 낮추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도와주는 일이 더 많아졌지예” 그는 남을 도와주면서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함께 전했다. 지난해 태풍 ‘루사’가 김천 지방을 휩쓸고 갔을 때는 교인들과 연합해 복구작업을 도우며 1000여 명 분의 자장면을 만들어 나눠주었다. ‘실직자를 위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며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고 절망에 빠진 실직자와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삶의 용기를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내가 만든 자장면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했심니더. 부자나 거지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장면을 똑같이 좋아했지예. 나보다 좀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장면으로 인정을 나눌 수 있게 돼 참 즐거웠심니더”
 그는 또 어려운 교회 목회자들이나 개척교회, 농어촌교회를 돕는데도 앞장 섰다. 아내 모르게 비밀통장을 만들어 어려운 신학생이나 수술비가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했다. 시시때때로 도와 주다보니 한달에 어느 정도가 후원금으로 나가는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다. 고아원 뿐 아니라 재소자들까지도 돌보고 있는 그의 소망은 필요한 사람에게 정자나무의 그늘이 되어주는 것이다. 잠시 스쳐지나가는 인연일지라도 그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는 정자나무가 되고 싶단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자장면을 뽑으면서 사람들과 부딪혀 살아갈 그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자장면 박사임에 틀림없다.

글/오정선 기자 jsoh@fgtv.or.kr
사진/ 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