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로 성도(한세성전)

간경화 말기, 믿음과 기도로 고쳐 
 
 15년 전부터 시작한 미국생활이 안정궤도에 올라 사업을 크게 하고 있었다. 잔병 한 번 치른 적 없이 건강했는데 가끔씩 피곤해하곤 했다. 1998년 5월 어느 날 새벽, 속이 메슥거리더니 곧바로 많은 양의 시커먼 액체를 토하고 자리에 누웠다.
 입안에서 비릿한 냄새가 계속 올라와 양치를 하려는데 계속해서 핏덩어리를 토해냈다. 다음날 아침 응급실을 찾았고 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전문의 진단에 의하면 그날 아침에 토해낸 피는 몸 전체의 1/3이상이었고 간은 기껏해야 20% 정도만 살아있다고 했다. “만성 간경화입니다. 이미 비장도 많이 부어있고 속에서 크고 작은 핏줄이 18군데나 터져 있습니다”라는 의사의 말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간경화라니… 나태해진 신앙생활 때문에 이런 어려움이 생긴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 초등학생 때부터 교회를 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었지만 사업을 하면서 신앙생활이 나태해져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때였다.
 몸은 급속도로 나빠져 7개월 후 심한 고열과 복통으로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복수가 차고 간경화는 더욱 악화된 상태였다. 한달 후, 같은 증세로 다시 입원했다. 이번에는 상태가 더욱 나빠져 복수가 차고 혼수상태까지 이르렀다. 곧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그렇게 퇴원과 입원을 반복하고 있었다. 미국에는 B형 환자가 거의 없어 수술을 해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후의 방법인 수술을 받겠다는 단호한 결단을 내리고 간이식 전문병원에 등록했다.
 99년 4월 또다시 온몸이 굳어지며 견딜 수 없는 통증을 동반했고 복수가 차올랐다. 병원에서는 간이 15∼20% 정도만 일 할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하나님의 진단과 치유하심은 몇 퍼센트가 중요하지 않습니다’라며 하나님께 매달려 간절히 기도했다.
 6개월 후인 99년 10월 20일 어떤 백인 여자의 간을 이식받게 되었다. 13시간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1주일 후 퇴원하려던 계획은 간 거부 반응으로 인해 1주일 연기되었다. 1주일 더 입원해있는 동안에 내 이름을 따뜻하게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나는 평안을 느끼며 하나님께서 나를 살려주신다는 것을 확신했다.
 정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 되어가던 6월 초 다시 몸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됐다. 황달수치가 37(정상은 0.5∼1.2)까지 올라가고 눈이 노랗고 빨갛게 변하더니 점차 온몸이 새까매져 갔다. 그것 때문에 동반되는 가려움은 말로 도저히 표현하기 어려웠다. 나중에는 피부를 손톱으로 긁으면 감자나 사과처럼 파여버리고 피도 나오지 않았다. 아예 잠을 못자기 때문에 몇 달 만에 몸은 뼈와 가죽만 남게 되는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것도 거의가 1개월이면 낫던지 죽던지 둘 중 하나라는데 나는 11개월을 그렇게 살았다.
 간이식 수술의 합병증으로 폐에 곰팡이가 서식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폐에 곰팡이가 서식하게 되면 98% 이상의 환자는 죽는다는 것이 그곳 의사들의 이야기다. 실제 그 병원에서는 이런 환자가 살아난 적이 단 한번도 없단다. 나는 그때부터 죽음과 싸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최첨단의 모든 기계와 의술을 동원해도 의사들은 뚜렷한 치료방법을 찾지 못한 채 나를 집으로 돌려보냈고 20가지가 넘는 약을 복용해야 했다. 가족들은 서서히 장례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나는 마지막으로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2000년 12월 난생 처음 기도원을 찾았다. 기도원에 올라 온지 2주가 지난 수요일 아침, 위성으로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듣고 기도할 때 갑자기 혀가 말려들어 가며 방언이 터지고 오른쪽 어깨부터 허리까지 전기에 감전되는 것 같은 뜨거움을 느꼈다. 그 당시 기도원 부원장님이셨던 권경환 목사님의 많은 기도로 조금씩 차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20가지가 넘는 약을 절반 이상 끊고 밤낮없이 기도굴을 찾아 하나님께 매달렸다.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치료의 하나님! 도와주시옵소서∼’ 기도원에 40일간 머물면서 성령님의 강한 역사를 체험했고 미국에 돌아가기 전 조용기 목사님께 안수기도도 받을 수 있었다. 조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에 이미 치료받은 것을 확신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다시 병원에 가니 의사와 간호사들이 살아있는 나를 신기한 듯 보며 몰려왔다. 그들은 “네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기적이다”라며 어떻게 된 것인지 얘기해달라고 했다. 나는 그들에게 기도원에서 일어났던 간증을 하며 살아계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검사를 시작했다. 약을 많이 끊었지만 검사결과는 오히려 좋게 나왔다. 그러나 아직 의학적으로는 확실히 나은 것이 아니라는 결과였다. ‘아니다. 분명 난 깨끗이 나았다’라고 되뇌이며 3일 금식을 두 번하고 병원을 다시 찾았다. 성령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검사대에 올랐다.
 검사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의학적 증명을 좋아하던 의사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이젠 네가 살았다. 약이 아니라 네가 말한 네 하나님이 너를 고쳤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입으로 시인한데로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간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이 된 것이다. 할렐루야!
 나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전하는 그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은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나는 평생토록 하나님을 전하고 영광 돌리며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