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번영과 국가안보

원호연 장로(논설위원, 성우회안보평론위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역사상 기록된 모든 국가는 국가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국가번영과 국가안보를 설정했고 국가를 영도하는 지도자들은 이 양대 목표를 필수적 사명으로 인식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전력을 경주하여 국민을 이끌었다. 이들 목표는 수레의 양 바퀴와 같아서 어느 한 쪽이 제구실을 못할 때 전진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맴돌고 만다. 인류역사는 ‘역사의 교훈과 철칙을 얻지 못하는 국가나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가르쳐주고 있다. 대한민국 수립 후 역대 지도자들과 국민은 이 교훈을 명심하여 그 동안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여 오늘날 경제는 세계 12위, 군사력은 10위 권에 진입했다. 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매해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라 6·25세대의 한 노병인 내게는 국가안보의 현 상황을 생각해보는 버릇이 생겼다. 금년 10월 1일은 참여정부가 발족하고 처음 맞는 ‘국군의 날’로서 예년과 달리 거국적 건군 55주년 기념행사와 시민들의 뜨거운 축하 속에서 시가행진까지 잘 마쳤다. 그런데 이 행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시각 국군의 총 본산인 국방부 정문 앞에서는 친북 좌경시민단체들에 의한 ‘반미·미군철수’, ‘병역거부’, ‘이라크 파병반대’ 등을 외치는 시위가 벌어져 축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있어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왜냐하면 전투는 군인들의 물리적 전투력과 사기, 그리고 필승의 신념으로 승패가 좌우되지만 국가안보는 국민들의 의식과 성원으로 쟁취되기 때문이다. 또 군의 사기는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범 국민적 총력 안보의식과 성원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참으로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
 필자는 10월 10일 느닷없이 TV를 통한 대통령의 “재신임을 묻겠다”라는 속보를 접하고 어리둥절하였다. 왜냐하면 참여정부 발족이래 7개월 간 개혁이란 기치아래 보혁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 패거리(code)
갈등 등 백가쟁명을 일으켜, 온 사회를 혼란의 극으로 치닫게 한 책임이 참여정부의 실세들에게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재신임을 받으려면 국가번영과 국가안보의 목표를 실천할 청사진이 분명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성장정책, 외자유치, 경쟁력 강화 및 노사화합과 같은 국가번영으로 가는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안보문제는 어떠한가? 필자의 소견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안보는 다음의 3대 요소로 지금까지 지탱하여 왔다고 본다. 첫째 최정예 군사력(자주국방노력의 결정), 둘째 국민의 총력안보의식 마지막으로 한·미 군사동맹 등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3대 요소들은 시대가 흐르면서 그 내실이 변화되고 있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첫째로 최정예 군사력으로 자랑하던 우리 국군은 1990년대 초까지는 GNP의 6%를 국방비로 사용하여 첨단무기체제를 다량 구축하였으나 문민정부를 거처 국민의 정부에 이르면서 GNP의 2.7%로 대폭 감축하여 정예화는 고사하고 현존군사력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둘째로 국민의 총력안보의식은 국민의 정부가 채택했던 햇빛정책을 참여정부가 계승하여 오는 동안 역효과가 발생하여 북한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는 반면 한국국민의 안보의식외투가 벗겨지고 있다. 셋째로 한·미 군사동맹은 혈맹의 끈끈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으나 민족공조, 자주국방이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사람들에 의해 서서히 변질되어 가는 것을 필자는 느낀다. 우리는 지금 최대의 경제불황과 안보위기에 놓여 있다. 이때야말로 우리 순복음 가족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마음과 뜻을 한데 모아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에 전혀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