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철(방송작가)

 스튜디오에서 방송 프로그램을 녹화하거나 야외에서 촬영을 하다보면 NG가 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것은 방송생활을 아무리 오랫동안 한 방송인이라도 작가가 쓴 대본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연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할 때 어김없이 NG가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신출내기 방송인일 경우엔 노련한 선배들 보다 훨씬 더 많이 내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는 연기자가 작가의 의도를 잘못 파악하고 엉뚱하게 연기를 할 때도 있다. 이것은 작가가 대본을 쓸 때 전편에 흐르는 분위기에 맞게 그때에 맞는 표정과 대사와 몸짓을 원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기자는 단순히 그 장면만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재해석 하고 자기 편한대로 연기를 한다는 얘기다. 다음회에서 이 연기자는 분명히 깊은병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기 때문에 전편에 기침을 하는 연기를 하도록 요구한 것인데 연기자는 그것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단순한 헛기침을 할 때 연출자는 어쩔 수 없이 NG를 외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 크리스천도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는 분명 이 세상이라고 하는 커다란 스튜디오 안에서 연기를 하는 하나님의 연기자들임이 분명하다.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이라는 작가가 쓴 대본에 의해서 하나님이라는 연출가에 의해서 연기를 해야하는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각자의 배역을 받은 연기자이며 하나님께서 설정해 주신 캐릭터를 이용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연기를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어설픈 연기자처럼 하나님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자기의 역할과 캐릭터를 창조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우리 인생의 대본을 쓰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우리 멋대로 새로운 대본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세상이라고 하는 스튜디오에서 이런 배역으로 이렇게 살아가라고 주문하고 계신데 그 연출자의 연기지도를 귀로 막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연기자는 부지런히 대본을 보면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연출자의 주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으로 조화가 맞는 드라마가 나오고 훌륭한 방송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것이다. 우리도 역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의도를 파악하고 하나님의 주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하나님께 인정받는 훌륭한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될 때 우리는 하늘나라에 가서 하나님이 수여하는 최우수 연기자 상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하나님이 주관하는 드라마의 엑스트라는 아니니까.